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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부엉이’가 돌아왔다. 한동안 눈에 안 띄면 이젠 슬슬 기다려지기도 하는 부엉이. 깊은 산속 옹달샘 근처에서나 봤던 그들이 아니라서다. 늘 대도시 언저리를 맴돌아왔더랬다. 사람 사는 일상에 착 붙어, 어떤 때는 사람보다 더 사람답게 사는 듯도 했다. 날개 손에 책 한 권쯤 안고 다니는 건 기본이고, 초승달 뜬 밤 어느 고요한 발코니에서 친구 부엉이와 티타임도 갖는다.
부엉이가 언제부터 작가 안윤모(59)의 메신저가 됐는지는 정확치 않다. 하지만 부엉이가 왜 굳이 작가의 화면에 등장해야 했는지는 알 수 있다. 작가의 도시에는 반드시 ‘자연’을 피워내야 하니까. 그 관심과 취향, 생각과 철학, 일과 놀이 등에서 현대를 입은 작가를 빙의하는 데 이만큼 눈길을 끌 ‘파격’이 없었던 거다.
그렇게 도시로 데려와야 했던 ‘먼나라’ 부엉이의 활약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에는 다들 좀 ‘쉬어보자’고 한다, ‘커튼 뒤에서’(Behind the Curtain·2021) 슬쩍 숨어 바깥을 엿보면서라도. 그 유명한 명화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코스프레는 작가의 예술적 반전이자 상징이다. 작업이 늘어갈수록 기발한 발상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늘어간다.
서울 강남구 삼성로147길 청화랑서 여는 개인전 ‘쉼’에서 볼 수 있다. 무려 82번째 개인전이란다. 전시는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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