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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기자24시]의원회관 530호 '윤미향방'의 문이 열렸습니다

이정현 기자I 2020.08.09 06:00:00

21대 임기 시작 후 닫혀있던 윤미향 의원실의 변화
집중포화 트라우마 탓 의정활동 지지부진
위안부 기림일 맞아 전시회… 또다른 시험대
정의연 의혹 명쾌하게 소명하고 국민 대변해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국회 의원회관에는 300개의 의원실이 있습니다. 국회의원과 의정 활동을 돕는 보좌진의 업무공간입니다. 이곳엔 암묵적인 룰이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문을 활짝 열어둔다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오가는 탓에 편의상 열어두는 것이기도 하나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함의도 있습니다. 국회는 민의가 수렴되는 곳이고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변하기에 문을 닫아 둘 수 없다는 것입니다.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5월31일 국회 의원회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모습(사진=뉴시스)
21대 국회 개원 이후 안을 들여다보기 힘들었던 의원회관 530호가 문을 열어두기 시작했습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방입니다. 한때 기자들이 몰려 의원실 앞 복도를 지나기도 어려웠던 곳이나 최근 한산합니다. 뜨거웠던 취재 열기가 빠지자 여느 다른 의원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무표정으로 서류를 넘기던 윤 의원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윤 의원이 그동안 굳게 문을 닫았던 것은 일종의 트라우마였을 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논란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만큼 외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을 겁니다. 회계 부정 의혹과 자녀 문제 등은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 넘었음에도 윤 의원의 의정 활동이 눈에 띄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위안부 문제 해결이라는 과제를 안고 비례대표로 당선됐기에 정당성에 이미 생채기가 났다고 보기도 합니다.

윤 의원이 다른 국회의원들처럼 의정 활동을 하는 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입니다. 비난 여론은 여전할 것이며 민주당의 고민도 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계속 웅크리고 있어야 하는지는 의문스럽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신 내는 대리인이지 침묵하는 자가 아닙니다.

아쉬운 것은 윤 의원의 해명 의지입니다. 검찰의 수사 결과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되 스스로 나서 국민을 설득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비난이 강성한 것은 국민 앞에 소명이 부족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속 시원한 사과도 아직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오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입니다.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를 최초로 공개증언한 날(1991년 8월14일)을 기억하기 위해 3년 전 국회가 국가기념일로 지정했습니다. 윤 의원은 이날을 맞아 10일 의원회관 로비에서 전시회 ‘뚜벅뚜벅’ 오픈식을 열고 다시 취재진 앞에 섭니다. 14일에는 ‘사회운동으로서의 문화예술과 문화예술인의 권리보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도 엽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행사를 여는 윤 의원이 불편한 이들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해소되지 않은 의혹들이 찝찝하기 때문입니다. 비판 여론은 명쾌한 해명만이 잠재울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이날은 윤 의원이 자신이 금배지를 달아야 할 이유를 설명할 적기이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의정활동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당선인 신분이었던 5월29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기간에 불거진 의혹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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