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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개헌 추진, 韓 수출규제…日 도발 뿌리를 파헤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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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20.03.11 00:30:00

일본 분석한 책 2권 잇달아 출간
''왜 일본은''…한일 외교사 150년 살펴봐
''일본 함정''…''시사기획 창'' 일본 취재기 담아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발표하자, 우리 정부도 일본발 무비자 입국을 중단하는 등 ‘맞불’을 놓으며 양국을 오가는 하늘길이 뚝 끊겼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노노재팬’ 운동이 일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한번 한·일 관계가 경색 국면을 맞게 됐다.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은 경제파트너일까 적일까.

일본을 향한 외교문제가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을 분석한 책 2권이 잇달아 출간됐다. 일본의 조선 침략을 정당화한 ‘정한론’(한국 정벌론)을 중심으로 일본 극우파의 사상적·지리적 기반을 분석한 ‘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 하는가’(메디치미디어)와 KBS ‘시사기획 창’의 베테랑 기자 7인이 정치·외교·안보·경제·사회 전 분야를 아울러 일본을 심층 취재한 내용을 엮은 ‘일본 함정’(올림)이 그것이다. 두 책 모두 지속되는 일본의 경제 도발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적을 알고 나를 아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이른다.

강경화(뒷줄) 외교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초치한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와 면담을 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한론’에는 ‘중립화론’으로

‘왜 일본은 한국을 정복하고 싶어하는가’는 한일 외교사 150년을 돌아보며 과거 조일 관계가 어떻게 시작부터 어긋났는지, 현재 한일 관계와 어떻게 닮았는지를 살펴보고 한반도의 미래 전략을 제시한다.

국내 한 대학의 일본학과 교수인 저자는 현재 불거진 한일 역사 문제가 55년 전 한일협정에서 비롯한 문제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일협정 체결을 주도했던 기시 노부스케와 아베 신조 총리는 외할아버지와 외손자 관계다. 두 사람은 150년 동안 일본 극우 정치의 산실이었던 야마구치현(조슈번) 출신으로, 극우 정치가들은 ‘정한론’을 국가정책으로 만들어 제국주의 일본이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게 했다. 따라서 한일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으려면 정한론의 뿌리를 파헤쳐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주의’를 주장했던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와 달리 군사 대국화, 우경화(일본 내 보수·극우 세력들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현상)로 나아가려는 의도에서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 저자는 아베의 개헌이 ‘21세기 정한론’일지도 모른다고 꼬집는다.

중국의 부상이나 주한미군의 향방을 고려해 우리가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정책으로 ‘한반도 중립화론’을 내세운다. 한반도의 중립화는 통일 문제, 주한 미군 철수 문제와 엮여 있다. 저자는 “일본의 지배층은 한반도에 대한 장악력이 줄어드는 어떤 사태도 원하지 않으며 훼방하려 한다”며 “남북과 북미 대화의 물꼬가 트인 지금이 일본의 ‘21세기 정한론’에 맞서 ‘한반도 중립화’ 실현을 고민해야 하는 적기일 수 있다”고 말한다.

日 준비된 도발…“미래성장동력 필요”

‘시사기획 창’은 꼬일 대로 꼬인 한일 갈등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년 동안 ‘일본 우익의 반격’ ‘소재전쟁-일본의 습격’ ‘아베와 지소미아’ ‘조선학교’ ‘추적! 세슘 137’ 등 총 5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일본 함정’은 기자들이 일본을 취재하며 느낀 점과 미처 방송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을 심도 있게 다뤘다. 일본 우익과 기업을 취재할 때 느꼈던 신변의 위협과 보이지 않는 압력, 시작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혔던 자위대 취재 등 생생한 현장감을 전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해상자위대 초계기 레이더 조준 논란’이나 ‘첨단소재 수출규제’는 결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 일본 정부가 오래전부터 우리 산업의 급소가 무엇인지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던 결과물이다. 당시 오미 다다히로 도호쿠대 교수는 KBS 취재팀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일본이 소재 공급을 끊으면 한국 기업은 신제품을 개발할 수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단다.

취재기를 통해 일본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공격적인 나라로 변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들은 우리의 약점이 무엇이고, 또 그 약점을 어떻게 이용해야 국제사회에서 지지받을 수 있는지 등을 철저하게 계산해왔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겐 ‘소재 국산화’ 등 스스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미래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저자들은 “일본은 자유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공유하는 파트너가 아니라 우리의 발전을 가로막는 함정일 수 있다”며 “변화된 일본의 모습을 제대로 인식하고 앞으로 일본이 어떻게 나올지를 예측해야 일본이라는 함정을 돌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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