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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오쇼핑 쇼호스트 김경진(37) 씨는 지난 14일 서울 방배동에 있는 CJ ENM 사옥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10년차 경력의 쇼호스트이자 일명 ‘프로 먹방러(음식 방송 전문가)’이다. ‘호로록’ ‘쩝쩝’, 김 씨가 도가니탕 한 그릇을 들고 큰 숟가락으로 건더기를 듬뿍 떠서 한 입에 넣자 주문전화가 폭주했다.
바로 옆에서 지켜볼 땐 김 씨의 표정이나 맛 표현이 과하다 싶을 정도였지만 화면으로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나왔다.
김 씨는 맛을 온 몸으로 표현한다. 표정 변화와 함께 입으로는 일부러 ‘쩝쩝’ 소리를 더욱 크게 낸다. 다 먹고 나면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비유를 들어 맛 표현을 해낸다.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들이 음식의 양과 비주얼로 시청자를 사로잡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제한된 시간 안에 음식을 맛보고 표현하고 매출로 연결해야 하는 쇼호스트는 ‘먹방’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먹방러들의 방송을 보면 맛 표현이 주로 단순하다. 이를테면 맛의 기본인 짜고, 시고, 달고, 쓴맛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표현할 때 담백하다거나 감칠맛이 난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사실 ‘먹방’을 하는 이도 그 ‘먹방’을 보는 이도 명확히는 알지 못하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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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먼저 ‘음식 정보를 미리 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먹고 있을 때보다 먹기 직전의 음식 영상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입맛을 더 자극한다”며 “먹기 직전, 화면에 음식에 대한 정보들 그리고 배가 고픈 느낌을 감정이입하면서 방송하면 훨씬 시너지가 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음식의 적정 온도를 유지하라’이다. 음식이 식으면 맛을 표현할 때 정직한 표정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적정한 음식 고유의 온도를 유지해 주는 게 좋다는 이야기이다. 김 씨는 “음식에서 살짝 김이 날정도, 살짝 뜨겁다고 느낄 정도의 음식을 먹었을 때 가장 자연스러운 표정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세 번째로 맛을 표현할 때 ‘비유를 많이 하라’고 했다. 그는 “음식을 먹고 나서 단순히 ‘담백하다’ ‘쫄깃하다’는 표현을 쓰면 시청자가 감정이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을 비유적으로 섞어서 말한다면 맛 표현이 풍부해지고 지루함도 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다소 과장된 동작이나 표현’을 하면 영상에서는 자연스럽게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 비춰지며 또 정확한 발음을 위해 큰 목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씩 ‘또박또박’ 읽는 발음교정연습을 하면 맛 표현을 시청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먹방’ 유튜버로 ‘쯔양’과 ‘엠브로’를 꼽았다. 그는 “‘먹방’ 유튜버 대부분 주로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며 재미와 웃음을 주는데, 앞으로도 좋은 방송 계속 시청할 수 있도록 건강관리에 조금 더 유의하면서 방송을 해달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