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지금은 혁신 필요한 때…국민들 자전거 진화 느껴봤으면"

남궁민관 기자I 2018.07.23 05:00:00

구자열 LS그룹 회장, 소장 희귀자전거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공개하는 이유
송강재단 보유 105대 27일부터 전시
동양인 첫 7박8일 650㎞ 알프스대회 완주
포기 않고 목표 향해 페달 밟는 자전거
뼈 깎아 혁신해야하는 경영과 닮아 매력
구 회장 '수집욕 자극' 300여대 소장
공개 않던 희귀...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친환경적 교통수단이자 취미와 건강, 스포츠 영역에서 현대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자전거는 그 이면에 ‘혁신과 도전’의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1800년대 유럽 전역에 모습을 드러낸 자전거는 당시 산업혁명의 물결에 맞춰 혁신의 역사를 이어왔다. 두 바퀴뿐이지만, 페달을 밟으면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특성 때문에 종종 ‘도전 정신’에 빗대어지기도 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7일부터 10월 28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 특별전시관에서 열리는 ‘세계 희귀자전거 특별전시회’에서는 이같이 혁신과 도전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던 전세계 희귀자전거 105대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특별전에 전시될 희귀 자전거 모두 주최인 송강재단 이사장인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소장품이라는 점에서 일반 관람객뿐 아니라 재계의 이목 역시 끌고 있다. 평소 “살갗이 물러 터지는 고통을 감내하고 뼈를 깎는 혁신을 거듭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임직원들에게 강조해 온 그인만큼 이번 특별전은 그의 자전거 인생·경영철학을 함께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머리뼈 함몰 사고에도 다시 안장 올라

구 회장의 유별난 자전거 사랑은 재계에서 이미 유명하다. 일례로 구 회장은 서울고 2학년 때 자전거를 타고 가다 택시에 부딪혀 머리뼈가 함몰되는 심각한 사고를 당했다. 6시간에 걸친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 끝에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겼다. 부친인 고(故) 구평회 E1 명예회장으로부터 당연히 자전거 금지령이 떨어졌지만, 그는 몸이 회복되자마자 아버지가 내다버린 자전거의 안장 위에 몰래 다시 올라탔다.

사회인이 된 이후에도 자전거 사랑은 이어졌다. 서울 논현동에서 경기도 안양 LS타워까지 40㎞가 넘는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가 하면, 2002년에는 독일 트랜스알프스 산악자전거 대회에 참가해 7박8일 동안 650㎞에 이르는 코스를 동양인 최초로 완주하기도 했다. 목표를 향해 페달을 밟아 달려가는 자전거만의 매력은 곧 혁신과 도전에 대한 그만의 열정으로 자리한 셈이다.

구 회장에게 자전거는 상생의 또 다른 이름으로도 자리했다. 구 회장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대한자전거연맹의 회장을 맡아 유소년 BMX자전거 육성기반 구축,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훈련지원 등 우리나라가 사이클 종목 강국이 되기 위한 저변 확대에 나섰다. 또 올바른 자전거 문화 정착을 위해 자전거 전문매장인 바이클로를 설립하고 자전거를 통한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세계 최초’ 방향전환·폐달 자전거 등 한자리에

구 회장의 자전거 사랑은 자전거 박물관 건립으로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자전거 박물관을 건립해 대중의 관심을 모으고, 또 이를 통해 자전거 문화의 저변을 확대해가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희귀자전거 수집 취미 역시 여기에서 시작됐으며, 이번 특별전 역시 향후 박물관 건립을 염두한 일종의 실험인 셈이다.

구 회장은 300여대의 자전거를 수집해 현재 서울 용산 소재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으며, 일부 LS용산타워에 상설 전시 중이기도 하다. 이중 ‘자전거 혁신의 여정’을 보여주고자 마련된 이번 특별전의 취지에 맞춰 105개의 희귀자전거를 선별한 것이다. 구 회장의 혁신과 도전, 그리고 자전거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담은 특별전인만큼 실제로 각 자전거 앞에는 ‘최초’ 수식어가 빠지지 않는다.

1817년 개발자인 드라이스 남작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드라이지네는 세계 최초 방향 전환이 가능한 자전거다. 드라이스 남작은 그 해 6월12일 이 자전거로 독일 만하임에서 슈벳징엔까지 14㎞의 거리를 한 시간에 주파, 인간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먼 거리를 빠르게 달린 최초의 자전거 주행을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대장장이 피에르 미쇼가 1867년 세계 최초로 페달을 고안해 부착한 미쇼 곡선형 프레임 벨로시페드도 전시된다. 1878년 프랑스에서 제작한 르나르 프레르 자이언트 하이휠은 상업 생산된 자전거 중 현존하는 가장 큰 자전거이자 세계 유일의 자전거이기도 하다. 높이만 2055㎜에 이른다. 판화를 통해 영국 빅토리아 여황이 직접 탑승한 모습이 전해지는 클레망 살보형 삼륜자전거(1885년 제작)의 모습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구자열(뒷열 왼쪽에서 네번째) LS그룹 회장이 경기도 안양 LS타워 앞에서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과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LS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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