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서가]①"칭기스칸 삶 보면 CEO 혁신 방향 알 수 있죠"

김정유 기자I 2018.03.02 00:10:00

김정태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인터뷰
추천도서 '밀레니엄맨 칭기스칸', 현대 경영인들에 혁신 방향 제시
펠로우십, 정보 공유 등 경영자로서 덕목 배울 수 있어
공정한 성과 배분 등 中企 경영혁신 필요한 시점

김정태 메인비즈협회 회장은 “칭기스칸은 당시 세계를 경영한 CEO”라며 “그의 통치 방식은 국내 중소기업인들의 혁신 방향을 잘 알려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27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칭기스칸은 단순한 ‘정복자’가 아닙니다. 당시 세계를 경영한 최고경영자(CEO)지요. 우리 중소기업 경영자들도 이같은 칭기스칸의 소통형 리더십과 개방성, 효율적 경영방식을 배워 ‘혁신’을 이뤄가야 할 때입니다.”

1일 서울 중구 한 북카페에서 만난 김정태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메인비즈협회) 회장은 “10만명 규모의 기마부대로 중국과 이슬람, 유럽을 잇달아 정복하고 유라시아 지역을 무대로 광대한 자유무역지대를 만든 칭기스칸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모든 CEO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준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메인비즈협회는 중소기업들의 경영혁신 전반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중소기업 지원단체다. 1만5000여개 회원과 7개 연합회, 104개 지회로 구성됐다. 1990년 액체연료업체 대림석유를 창업한 김 회장은 국회의원 보좌관, 민주평통 자문위원, 한국석유유통협회 이사, 국제로타리 3670지구 총재 등을 거쳐 2016년부터 메인비즈협회 수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제9차 정기총회’에서 회원사들의 지지를 얻으며 임기 2년의 연임에 성공했다.

‘평소에 역사 관련 책을 많이 본다’는 김 회장은 이날 본인 추천도서로 2005년 출간된 ‘밀레니엄맨 칭기스칸’을 들고 나왔다. 이 책은 칭기스칸을 ‘밀레니엄맨’으로 표현한 것처럼 지금으로부터 800여년 전 인물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것이 골자다. 그간 칭기스칸을 단순한 몽골 정복자로 그려낸 타 도서들과 달리, 이 책은 그를 ‘세계를 경영한 CEO’로 표현했다. 칭기스칸은 척박하고 황량한 몽골 고원에서 태어나 위태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 아시아에서 유럽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던 인물이다.

김종래 작가가 2005년 출간한 ‘밀레니엄 칭기스칸’.
김 회장은 “대제국을 건설한 정복자이면서도 잔인한 침략자라는 상반된 평가를 받는 칭기스칸이지만 어떻게 그 많은 지역을 정복하고 다스렸는지가 중요하다”며 “세계를 경영한 CEO로서 칭기스칸을 분석해본다면 빠른 속도, 방대한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경쟁력, 공정한 배분, 다양성 및 개방성 등의 요소가 그를 승리자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칭기스칸은 추종자들의 생각과 가치를 잘 읽어내는 능력을 키웠다”며 “단순히 상하 군신관계가 아닌 ‘펠로우십’(fellowship ·유대감)을 강조하는 리더십을 선보였던 것이 대제국 건설과 유지에 큰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칭기스칸은 역사상 그 어느 군대보다도 가장 빠르게 이동해 적을 제압했다. 전 세계에 깔린 역참(驛站)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전에서도 누구보다 빨랐다. 확실한 기준을 세우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실천형 리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추종자들을 ‘하나’로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혁신성장’을 표방하고 있다. 소득주도라는 표현은 다른 한편으로 ‘분배의 원칙’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점이 전제다. 김 회장은 “칭기스칸의 통치 방식을 보면 언제나 분배의 원칙이 명확했다”며 “예컨대 신하가 상으로 돼지 한 마리를 받으면 칭기스칸 본인도 한 마리를 갖는 식의 공평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방식이 일률적이고 합리적이어서 칭기스칸은 많은 존경을 받았다”며 “현대 CEO들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만(萬)인의 꿈은 현실이다’ 후대에 남겨진 칭기스칸의 몇 안 되는 어록 중 하나다. 김 회장은 이 어록에 주목했다. 그는 “칭기스칸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꿈’”이라며 “꿈을 꾸면 얼마든 현실로 이뤄낼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니고 ‘열린사고’를 할 때 자신의 비전이 부하들에게 공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중소기업들은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이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보호주의 무역정책 등 외부 압박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 내부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환경 압박까지 겹치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자체 혁신이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시기다.

김정태 메인비즈협회 회장이 21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김 회장은 “외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국내 여러 노동현안들로 그 어느 때보다 중소기업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이젠 경영자와 직원이 함께 고민하고 상생하는 경영문화 조성이 더 시급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칭기스칸이 사람중심의 문화, 소통의 문화, 공평한 성과 배분, 비차별 경영 등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듯 우리 중소기업 CEO들도 이같은 방향으로 적극 혁신을 시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적극 추진했던 ‘중소기업 경영혁신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을 올해도 강하게 밀어붙일 계획이다. 그는 “칭기스칸이 소규모 부대로 대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마인드와 제도적 기반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 기업들도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영혁신 측면에서 근거 법을 제정,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혁신형 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핵심역할을 하는 만큼 제도적인 기반 구축이 요구된다”며 “현 정부가 기술혁신에만 집중하는데 이밖에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 마케팅 혁신, 조직·인사 혁신 등 비(非)기술적 영역의 관리혁신을 함께 수반해야 진정한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태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은…

△1952년 출생 △전주대 법학과 졸업 △전주대 행정학 박사 △국제로타리 3670 총재 △전주 상공회의소 부회장 △전주대 사회과학대학 객원교수 △대림석유 대표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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