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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진행한 디스플레이 전문가 위원회에서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대형 OLED 패널 공장의 중국 기술수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논의 결과를 정리해 (관계부처 합동)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전문가위원회 논의 결과는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文 대통령 중국 방문 직전 산업부 승인 발표할 듯
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오는 13일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에 맞춰 승인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 설립 예정인 8세대 OLED 팹(Fab)에 대한 산업자원부의 승인 발표가 임박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OLED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밝히며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설립 추진계획도 함께 밝혔다. 당시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중국은 현지에 우리 LCD 생산 인프라가 있고, 단일시장으로는 북미에 버금가는 시장”이라며 “작년 말부터 고민하다가 중국에 고객사 생산거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OLED 패널에 대한 관세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과, 현지 자본과의 합작 투자에 따른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숭 있는 점 등을 주요하게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기술을 처음 개발할 때 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정부의 기술수출 승인이 필요했다. 허가 심사의 법정시한이 45일이어서 LG디스플레이는 부지 확보와 공사에 필요한 기초 작업을 준비했지만, 기술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심의기간은 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규정을 들며 정부가 심의를 늦춰왔다. 특히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주요 근거로 들었는데, 이 때문에 원래 없던 별도 소위원회를 꾸려 심의를 진행하는 등 LG디스플레이의 애간장을 태웠다. LG디스플레이 측은 “반도체나 LCD 산업도 현지에서 최신 공정을 운영해왔지만 그 동안의 보안 조치로도 유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며 빠른 승인을 호소해왔다.
◇“개별 기업에 정치적인 논리 개입..활동 제약”
승인이 날 경우 광저우 신설 공장의 월 최대 생산량(CAPA)은 원장 기준 6만장 수준으로, 50인치대와 60인치대 제품을 생산하면 2020년에는 약 260만대의 TV용 제품을 출하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현수 연구원은 “가장 많은 생산량을 광저우 팹이 담당하게 되므로 공장 설립 승인은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승인 여부 과정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선물 보따리’에 LG디스플레이의 투자건을 포함시키려는 것 아니냐며 바람직하지 못한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자 업계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투자 결정에 정치적인 논리를 개입시키면서 결국 큰 부담을 지운 꼴”이라며 “사업 잘하라고 지원해줘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활동에 제약을 가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