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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중형조선사 2017년 2분기(4~6월) 동향’에 따르면, 국내 중형조선사의 상반기(1~6월) 수주는 전년 동기대비 302% 증가한 33만CGT(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무게 단위)를 기록했다. 수주금액으로는 5억8000만달러 25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은 해외경제연구소는 성동, 대한, SPP, 대선, STX, 한진중, 한국야나세, 연수 등 8개 조선소를 대상으로 클락슨(Clarkson)의 통계를 따로 산정해 작성했다.
하지만 이재우 해외경제연구소 팀장은 “이는 전년도 상반기의 극심한 부진에 의한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며 “아직까지 신조선 시장의 본격적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주잔량이 빠르게 감소하는 등 중형 조선 수주량은 일감확보에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기저효과란 비교 대상 시점의 상황이 현재 상황과 너무 큰 차이가 있어 결과가 왜곡되는 현상을 말한다. 지난해 ‘수주 가뭄’이라 할 만큼 상황이 너무 안 좋았던 것에 견줘 좋아졌을 뿐이라는 얘기다.
실제 국내 중형조선소의 수주잔량은 2분기 말 현재 122만CGT로 전분기 대비 9.7% 감소했다. 현재 수주잔량은 59척으로 1년치 일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정되며 수주 부진으로 감소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수주가 탱커(유조선)에 한정되고 있는 것도 불안 요인이며 향후 벌크선(석탄, 곡물 등 포장하지 않는 화물을 나르는 선박) 시황의 개선에 따라 이 시장에 진입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탱커의 신조선 시황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요를 보이고 있지만 지속적인 신조선 인도에 따라 해운시황은 불안요인이 되고 있어 언제 발주가 급감할지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우 팀장은 “단기적 일감 확보 외에도 중장기적으로 친환경 고효율 선박, 스마트 선박 등의 이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