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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가볍게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초여름을 상쾌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숲길을 걷는 것이다. 푸르른 산들바람을 쐬며 조용한 숲길을 걷고, 나무그늘 우거지고 풀 향기 물씬 풍기는 녹음방초의 계절을 온 몸으로 느껴보는 것도 이맘때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이번에 추천하는 걷기여행길은 경북 포항의 내연산 숲길 청하골 코스다.
◇시인, 묵개들이 자주 찾던 ‘내연산’
겸재 정선의 내연삼룡추도의 배경이 되었던 연산폭포를 비롯한 청하골 12폭포를 감상하는 숲길로서 경사가 완만하고 노면이 양호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숲길이다. 내연산은 예로부터 계곡과 폭포의 절경이 금강산에 견줄 만큼 시인, 묵객들이 자주 찾은 경북 동해안의 명산이다.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구성돼 있으며, 데크와 안전펜스 등을 갖추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청하골’
내연산은 천년고찰 보경사를 품고 있는 명산이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이어진 능선은 푸근한 시골 아낙같은 모습이다. 어디로 들어서든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이번에 추천하는 길은 더위를 피해 내연산이 품은 물줄기를 따라 가는길이다. 내연산이 품은 물줄기는 20리(약 8km)가 넘는다. 바로 청하골이다. 이름에서부터 시원한 물이 쏟아져 내린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라. 조선시대 이 일대를 청하현이라고 불렀다. 청하골이라는 이름 말고 내연골, 보경사계곡이라고도 불리는데 무엇도 청하골을 따라오지 못한다. 긴 계곡줄기에서 아름다운 열두개의 폭을 뽑아 12폭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이름을 굳이 소개하는 것은 혹여 다른 이름으로 접해도 헷갈리지 말기를 바라서이다.
산줄기를 따라 흐르는 물줄기는 산의 높이에 따라 모양을 달리한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줄기는 높이 차에 따라 크고 작은 폭이 생기기 마련. 폭포들이 한 두개가 아니라는 뜻이다. 상생폭, 보현폭, 삼보폭, 연산폭, 은폭, 복호폭, 시명폭 등 눈에 띄는 몇몇 폭들이 이름을 얻었다. 폭포와 폭은 모두 같은 뜻으로 쓰인다. 이들이 크고 작은 물웅덩이와 기암을 흡수해 끝내주는 풍광을 만들어내니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끔 계곡 트레킹을 하다보면 너무 깊은 곳을 파고들어 숲과 물줄기만 따라 걸을 때도 있는데 내연산 청하골은 하늘이 열려있다. 계곡과 그 곁을 지키는 웅장한 기암들이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여행메모
△코스경로 : 보경사~연산폭포~시명리~삼거리~경상북도수목원
△거리 : 12.8km
△소요시간 : 5시간
△난이도 : 보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