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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만 1조 7000억원 규모로, 베트남 북부 주민 510만 여명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 65억kwh를 생산하는 이 발전소는 2011년 12월 착공 후 지난 1월 준공했다. 피크 타임 기준 하루 5000여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작업에 참여할 만큼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주요 시설은 대형 보일러(270㎿급 보일러 4대), 스팀발전기(540㎿급 2대), 굴뚝, 스위치야드(전기를 모아 보내는 곳), 행정동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빌딩 60층에 해당하는 220m 높이의 굴뚝,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는 무연탄을 12일치 저장할 수 있는 창고 등 엄청난 규모의 시설물은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몽정1 발전소는 베트남의 만성적 전력 수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국책사업으로 진행했다. 공사비의 40%는 한국수출입은행(KEXIM)에서, 나머지 60%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조달한 양질의 프로젝트로 꼽힌다.
이 발전소의 가장 큰 특징은 베트남에서 순환유동층보일러(CFBC)를 처음 도입했다는 점이다. 현대건설이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 도입한 첨단 기술로, 5000~6000㎉ 열량을 내는 고품질 유연탄이 아닌 열량이 낮은 저질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해 열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일반 보일러는 석탄을 미세한 가루로 만들어 공기 중에 흩뿌린 다음 태워야 해 공정과 시설재료가 비싸다. 반면 순환유동층보일러(CFBC)는 저질 연탄을 5~20㎜ 수준으로 잘게 부숴 사용하고 덜 탄 석탄을 다시 태우는 완전연소 방식이어서 열효율이 높다. 또 공기와 석회석을 동시에 주입시켜 순환 연소하기 때문에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인 친환경 발전설비다.
몽정1 발전소는 안전 관리가 가장 잘 된 사업장으로도 꼽힌다. 현대건설은 몽정1 발전소를 건설하며 ‘무재해 2282만 5643시간’을 달성해 베트남 정부와 발주처(베트남전력청)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에게도 큰 의미를 지닌다. 베트남은 대표적인 전력 부족 국가인 만큼 향후 이곳에서 추가 발주될 석탄화력발전소 시장을 선점할 수 있어서다.
현대건설은 지난 1966년 베트남 항만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베트남 건설시장에 진출한 이래 20여 건의 공사를 진행해왔다. 특히 1998년에는 몽정1 발전소에 앞서 하노이 인근 팔라이에 600㎿급 ‘팔라이 화력발전소’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하지만 팔리 화력발전소는 현대건설이 단순 시공만 참여했고, 몽정1 발전소는 설계·구매 ·시공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EPC’ 방식으로 진행해 더 의미가 있다. 국내 건설업체가 CFBC 보일러를 활용한 화력발전소를 단순 시공한 적은 있지만, 현대건설처럼 EPC 방식으로 수행한 것은 몽정1 발전소가 처음이다.
그렇지만 사실 이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이 팔라이 발전소 공사에서 보여준 시공능력과 기술력 덕에 따낸 사업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 입찰 당시 참가 의사를 밝힌 기업은 현대건설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의 업체를 포함해 모두 세 곳이었다. 현대건설은 중국 업체가 워낙 저가로 응찰해 사실상 입찰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런데 베트남전력청이 “팔라이 발전소를 건설한 업체는 어디 갔느냐”며 현대건설 참여를 독려해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는 게 현대건설 전언이다.
저가 수주로 유명한 중국 업체로 인해 한국 건설사들이 애를 태우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기술력으로 따진다면 중국 업체는 국내 기업의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 셈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리가 제시한 순환유동층 보일러 기술에 발주처가 대단히 만족한 것은 물론이고 중국 업체도 패배를 인정하며 손을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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