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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연말까지 114㎡ 이상 시프트 '리츠'에 매각한다

이승현 기자I 2016.06.13 05:30:00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시 SH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하는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공사 측은 내달까지 안을 확정하고 연말께 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H공사는 변창흠 사장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초부터 전용면적 114㎡ 이상 대형 시프트에 대한 리츠 매각을 추진해 왔다. 공사가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강서구 마곡지구를 끝으로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더 이상 돈 들어올 구멍이 막혔기 때문이다. 현재 SH공사가 갖고 있는 대형 시프트는 2000여가구로, 매각이 현실화하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되고 6000억원 정도의 부채를 줄일 수 있다.

△서울시 SH공사가 대형 시프트(장기전세주택)를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시프트가 들어선 서울 강남구 세곡지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제공=SH공사]
변창흠 SH공사 사장은 “공사의 업무 성격이 과거 개발사업에서 도시재생과 주거 복지로 전환되고 있다”며 “새로운 업무에 투자하기 위해 대형 시프트 매각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H공사는 리츠 구성과 관련해 크게 두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다. 하나는 100% 공공자본으로 리츠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 경우 공공성을 확보하고 수익성에 대한 고민 없이 현재 시프트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자금을 대야 하는 중앙정부나 서울시 모두 예산난을 겪고 있는 게 문제다.

또 다른 대안은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리츠가 공공임대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공공기관이 최소 50.1%의 지분을 가져야 하는데 나머지 지분 만큼을 민간 자본에서 수혈할 수 있다. 자금 확보는 수월하겠지만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공사 측은 입주민의 퇴거나 계약 만료로 발생하는 공가(빈집)을 매각하거나 월세로 전환해 리츠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시프트 제도 자체에 손을 대야 하는 것이라 부담이 적지 않다.

또 SH공사는 대형 시프트의 추가 공급을 막아 자연스럽게 전체 숫자를 줄여나가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김우진 SH공사 기획경영본부장은 “대형 시프트는 비용 대비 수혜자가 너무 제한적이어서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게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맞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하지만 시프트에 대한 관심이 워낙 높아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쉽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당장에 이를 허가해야 하는 서울시부터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형 시프트를 리츠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운영 주체를 바꾸는 방안에 대해 SH공사와 논의하고 있다”며 “큰틀에선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다만 시프트의 숫자를 줄이는 것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SH공사 관계자는 “현재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 유관기관과 세부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합의점을 찾아 7월까지 안을 확정하고 연말에는 시행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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