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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매치 해소” VS “구조조정”···교육부·대학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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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영 기자I 2016.01.18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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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인력수급 전망 따라 ‘공대 정원 키우기’ 추진
올해 예산 2012억 원 투입···19개 대학 선정해 지원
“시대 뒤쳐진 학문 정리하자” 구조조정 명문 제공

교육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유형별 주요 내용(자료: 교육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올해 대학가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이다. 이는 대학교육과 산업수요 사이의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다. 산업수요에 비해 정원이 부족한 학문분야는 확대하고 그렇지 않은 분야는 축소하는 게 목표지만 이를 빌미로 학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대학도 나올 전망이다.

국고 2012억원 투입···경쟁률 최대 4대 1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 가운데 프라임 사업에 관심을 갖는 대학은 70여 곳 정도다. 교육부는 오는 3월말 대학별로 신청서를 접수받아 4월 말 선정 대학을 발표한다. 모두 19개 대학을 선정할 계획이기 때문에 최대 4대 1의 경쟁률이 예상된다.

올해 투입되는 예산은 2012억 원이다. 대학별로 50억~150억 원이 배분된다. 올해로 5년째 등록금 동결·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학들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국고지원인 셈이다. 또 지난해부터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따른 정원 감축도 진행 중이라 재정압박을 받는 대학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프라임사업에 지원하는 대학에 입학정원의 최소 10% 이상을 조정하도록 했다. 예컨대 입학정원 1500명의 대학이 프라임사업을 신청하려면 최소 150명의 정원을 공학계열 등 인력부족이 예상되는 분야로 이동시켜야 한다. 교육부는 ‘정원 10% 이동’을 조건으로 9개 대학을 선정, 1500억 원을 지원한다.

‘창조기반 선도대학(소형)’ 유형에서도 입학정원의 5%를 이동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입학정원 1500명인 대학은 최소 75명을 이동하면 신청자격을 충족할 수 있다. 이는 신기술·융합전공을 신설하거나 사회수요에 맞게 기존 학과의 신설 학과를 통폐합하는 대학을 지원하는 유형이다. 교육부는 ‘창조기반 선도대학 유형’으로 10개 대학을 선정해 총 500억 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교육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요건’에 해당한다. 전체 입학정원의 5%~10%를 넘어서는 정원조정이 뒷받침돼야 사업선정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대학가 곳곳서 정원조정 갈등

현재 프라임사업 신청을 준비하는 대학에선 내부적인 진통을 겪고 있다. 어느 학과의 정원을 축소하느냐를 두고 갈등이 불거지기 때문이다. 경희대가 최근 15%에 이르는 입학정원 조정을 추진하다 결국 사업신청을 원전부터 재검토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앞서 경희대는 서울·국제캠퍼스의 정원 725명(입학정원의 15%)을 대거 이동하는 정원조정계획을 검토하다 내부 갈등을 겪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지난 11일 페이스 북을 통해 “프라임사업과 관련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무효화하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하기로 (학교 측과) 합의했다”고 전했다.

건국대도 같은 날 동물생명과학대학 바이오산업공학과 폐지 결정을 학과 재학생들에게 카카오 톡으로 통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건국대는 “학과 차원의 학생 간담회 일정을 학생대표가 안내 공지한 것”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면서 학생의견 수렴 후 동물생명과학대학의 학과 통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재 논란은 가라앉은 상태다.

이들 대학에서 일어난 논란은 프라임사업을 준비하는 대학들이 곳곳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교육계 안팎에선 프라임사업에 관심을 갖는 대학이 많은 이유로 이를 ‘학내 구조조정의 명분’으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시대에 뒤쳐지거나 사회수요에 맞지 않는 학문분야를 정리하는데 교육부 국고지원이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정리하고 싶은 학과가 있어도 해당 학과에 소속된 교수·학생·동문의 반발로 쉽지 않는 게 대학”이라며 “이럴 때 프라임사업을 신청한다는 이유로 구성원들에게 학과 구조조정을 설득한다면 어느 정도 설득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업 선정, 학과개편·정원조정이 변수

교육부는 “프라임 사업 목적은 특정 전공계열의 증원을 추진하는 게 아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프라임 사업을 ‘공대 정원 키우기’로 받아들인다. 이는 교육부가 산업수요가 높은 학과의 정원을 확대하라며 그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 때문이다.

고용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이 자료에서 향후 10년간 공학계열에서는 21만5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인문계열(10만1000명), 지연계열(5만6000명), 예체능(4만6000명), 사회계열(3만5000명) 등에선 모두 과잉 공급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인력수급 전망에 따라 대학 정원이 조정되면 취업시장에서 발생하는 미스매치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가 프라임사업에 국고를 투입하는 이유도 공대 확대로 늘어나는 기자재·시설 확충 비용을 보전해주기 위해서다.

사업 선정평가에서는 대학별 학과개편과 정원조정, 교육과정 혁신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회수요 선도대학’ 유형은 총 100점의 배점 중 74점이 △대학여건과 학과개편·정원조정 계획 △교육과정 혁신과 진로교육 내실화 항목에 배정됐다. 대학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을 분석한 뒤 이를 바탕으로 학과개편이나 정원조정안을 제출해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유정기 교육부 지역대학육성과장은 “단순히 정원만 이동시키는 게 아니라 대학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에 대한 분석과 사회수요에 맞는 교육과정 혁신이 뒷받침돼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기존 학과를 묶어 이름만 바꾸는 ’무늬만‘ 학과 통폐합은 정원조정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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