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지난 주말(23~25일) 분양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서울 왕십리뉴타운과 위례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등을 방문한 결과 이들 지역에서 다운계약서(실제 거래 가격보다 낮게 신고하는 계약서)와 복등기(이중계약), 양도소득세 떠넘기기 등 불법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 분양권에 웃돈이 너무 많이 붙어 폭탄 돌리기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었다. 분양권 시장에서 폭탄이란 분양권 가격이 많이 오른 곳에서 마지막으로 매입하는 분양권을 일컫는다. 분양권 가격에 낀 거품이 빠질 경우 최종 매수자가 고스란히 손실을 입고 결국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분양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웃돈도 치솟고 있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둔 동탄2신도시 ‘포스코더샵’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84㎡형에 1억~1억 3000만원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위례신도시에서도 최고 1억원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분양된 서울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에도 5000만~8000만원 웃돈이 형성돼 있다.
분양권 시장이 과열되자 다운계약서와 양도세 매수자 부담 등 불법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분양권 거래가 많은 지역은 대부분 거래에 붙은 차익을 세금으로 내는 양도세를 매도자가 아닌 매수자가 내도록 하고 있다. 공공택지지구의 경우 계약 후 1년간 전매가 금지되지만, 그 이전에 계약을 하고 이후 신고를 하면서 이중계약을 하는 복등기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시장 호조세가 지속되지 못하고 다시 하락할 경우다. 시세보다 훨씬 높게 붙은 웃돈을 주고 마지막에 산 매수자는 시장 침체 때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까지 급속도로 분양권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며 “손바뀜 과정에서 발생한 웃돈은 시장 상황에 따라 사라질 가능성도 큰 만큼 인근 시세와 투자 가치 등을 꼼꼼하게 따져본 뒤 매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