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텔의 벨맨으로 시작해 국내 유명 호텔의 CEO가 된 김성욱 (59세. 가명) 대표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김 대표가 호텔에 입사한 70년대는 호텔 경영이라는 학문이 국내에서는 지금처럼 많은 대학이 전공으로 개설한 상황은 아니었다. 그 또한 대학 대신 전문대로 입학해서 호텔 경영을 전공하고 유명 해외 체인 호텔의 밸멘으로 입사를 하게 된다.
김 대표는 당시 CEO가 되겠다는 큰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었다. 단지 자신이 근무하는 호텔의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는 고객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본인 또한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 열심히 본인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 그를 고객들은 주변에서 칭찬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 또한 어학 등 본인이 부족한 부분을 열심히 보완하며 일과 학업을 늘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런 그를 유심히 지켜보던 호텔 사장은 그에게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서 일해보라고 제안을 한다. 김대표는 더 생각할 필요 없이 주어진 기회를 수락했다.
당시까지 특급호텔의 프런트 데스크라는 곳은 어학 능력이 뛰어나고 스타일이 좋은 호텔리어 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던 곳이었다. 김대표는 자신을 인정해준 호텔사장에게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김대표는 승승장구하며 특진도 하고 좋은 일들만 계속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이 늘 좋은 일들만 있을 수는 없다.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에 첫 번째 위기를 마주하게 된다. 사장에게 인정을 받는 김 대표를 주변에서 시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일이 발생했다. 결국 김 대표는 주변의 모함을 받아 임원 승진에서 탈락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계열사의 볼품없는 자리로 밀려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보통의 사람들이면 회사에 배신감을 느끼고 사표를 던질 것이다. 하지만 김대표는 모든 것이 본인의 부덕이라고 하며 이런 상황을 받아들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김대표가 밀려난 자리는 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일반 월급쟁이에게는 한직 같은 자리이겠으나 김대표는 오히려 이때까지 미루어 두던 공부를 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 동안 부장이 될 때까지 학사 과정은 틈틈이 준비해 마친 김 대표는 석· 박사 과정을 이 시기에 마쳐보기로 맘을 먹게 된다. 진심은 늘 통한다는 진리가 있듯이 김 대표는 다시 복귀를 하게 된다.
호텔 사장은 김 대표를 임원 발령을 내서 더 중요한 보직으로 임원에 복귀를 시키게 된다. 5년 가까운 시간을 그렇게 김대표는 한직으로 밀려나 버티고 석 박사를 무사히 마치게 된다.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은 김대표는 오직 고객과 회사라는 가치를 보고 다시 달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두 번째 위기가 닥치게 된다. 그동안 고객과 회사만을 생각해온 그에게 암이라는 판정이 내려지게 된다. 제 아무리 김 대표라도 이제는 모든 것이 끝났다고 주변에서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대표는 그 또한 자신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고 퇴사가 아닌 휴직을 선택한다.
호텔 경영진 또한 김대표가 자리에 연연하는 것이 아닌 그의 일과 고객에 대한 열정을 알기에 받아주게 된다. 그렇게 6개월 동안 김대표는 병마와 싸워 결국 이겨내게 된다. 그리고 결국 김대표는 국내 호텔리어 역사상 몇 안 되는 호텔리어의 신화를 이루고 정년 퇴임을 하게 된다.
일반 회사도 임원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혈연과 학연 지연이 출세에 영향을 미치는 한국 사회에서 호텔이라는 곳은 호텔리어로 출발해 임원이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특히 글로벌 체인 호텔 브랜드를 운영하는 특급 호텔에서는 지금까지 그 유례가 거의 없었다. 그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호텔리어로 입사해 당당히 그 꿈을 이룬 분이다.
퇴임 후 김 대표는 교수로서 후배들에게 본인의 경험을 전하기로 마음먹고 대학에서 후배들을 양성한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조금 더 현장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다. 그의 인생에 있어 호텔리어로서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 때문이었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국내 유명 호텔의 대표이사 채용 공고를 보게 된다. 그는 과감히 도전을 하였고 현재 그 호텔의 전문 경영인으로 근무 중이다. 출세욕구도 아닌 고객을 향한 마음과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그를 CEO 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