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 애들은 더 가슴 아프게 엄마들 마음에 비수를 꽂는다고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만 돼도 “엄마는 다른 엄마들처럼 돈 좀 안 벌어와”라고 돌직구를 날린다는 것. 어렸을 때는 엄마가 항상 자기 옆에 있어주길 원하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가면 ‘일하는 엄마’에 대한 자긍심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기저귀 갈면서 밤잠 못자고 키워준건 모르고 되레 ‘일 안하는 엄마’를 무시한다.
남편도 마찬가지다. 자녀들에게 선물을 줄 때는 반드시 “이거 누가 사준거야?”라고 되묻는 남편들도 많다는 것이다. 자신이 밖에서 일해서 힘들게 벌어온 돈으로 사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아이들에게 주지시키는 것이다. 이럴 때면 전업주부들은 아침 밥상조차 차리기 싫다고 했다. 게다가 남편들의 은퇴가 점점 다가올수록 ‘부인이 뭐 좀 안 하나’하고 눈치를 준다고 한다.
재테크의 궁극적 목적은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다. 여성들이 돈을 벌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재테크의 궁극적 목적과 일맥상통한다. 여성들이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돈을 벌어 ‘경제적으로 독립된 주체’가 돼야 한다. 그래야 남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당당한 엄마’가 될 수 있다.
이번 ‘직구토크’의 주제는 여성 재테크의 전제조건인 ‘일하는 엄마’다. 다행히도 최근 일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그동안 육아 등의 문제로 경제할동 참가율이 가장 저조했던 30대 여성의 참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론 경제활동 참가율은 57%정도로 70%를 웃도는 선진국 수준에는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전업주부와 경력단절 여성들의 창업 및 재취업 욕구가 날로 강해지고 있다”며 “일하는 엄마들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취업 컨설팅 경력 10년의 이한승 서울시지정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과 여성 창업 전문가인 황미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 본부장, 15년간 벤처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정현경 중앙ICS 대표가 이날 직구토크의 주인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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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화 기자(이하 성)=이번 토크를 기획한 취지는 ‘여성들의 경제자립’을 위해서다. 그래야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자존심을 지킬 수 있고, 당당해질 수 있는 것 같다. 재테크를 할 때도 스스로 돈을 버느냐 안 버느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한승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이하 이)=실제로 그렇다. 주부들이 스스로 단돈 100만원이라도 버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스스로의 의사결정을 할 때 큰 차이로 작용한다. 스스로 돈을 버는 주부들의 자존감이 높일 수밖에 없다.
▶황미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 본부장(이하 황)=지인 중에 남편 뒷바라지만 하다가 결국 배신을 당한 친구가 있다. 친구는 헌신적으로 남편을 내조했지만 결국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났다. 그때 친구가 했던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아무리 이혼을 하고 싶어도 생계가 막막하니 이혼조차 할 수가 없더라”고 했다.
▶성=돈이 없어서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이혼을 할 수 없다면 정말 스스로가 비참하고 초라하게 느껴질 것 같다.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주체적인 의사결정을 하더라도 여성들이 돈은 꼭 벌어야 하는 것 같다.
▶정현경 중앙ICS 대표(이하 정)=경제적 대가가 수반되는 사회활동은 여성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오히려 이런 여성들이 아이와의 관계도 더 건전하게 형성할 수 있다. 일부 여성들은 아이를 통해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려고 한다. 아이와 자신을 동일시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과도한 애정을 쏟게 되고 아이와의 ‘심리적 이유’가 안 되는 것이다.
▶성=여성 경력단절의 주된 이유로 꼽히는 육아의 어려움에 대해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솔직히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공감은 잘 되지 않는다. 직접 안 해 본 일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육아가 일하는 데 그렇게 방해가 되나.
▶이=출산의 경험이 없는 여성은 같은 여성이라도 아기 아빠인 남성보다도 여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출산여성 이나 경력단절 여성의 애로사항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황=여성이 출산을 하면 그동안 회사에 쏟았던 100만큼의 에너지 중 20 정도 밖에 쓰지 못하게 된다. 경쟁력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회사에서 남성들과 경쟁이 불가능해진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이 육아의 문제가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인식이다.
▶이=개인적으로도 아내가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줬기 때문에 회삿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상황이 상당히 힘들어졌을 것이다.
▶성=문제가 상당히 심각하게 들린다. 뾰족한 대책이 없나. 정 대표님께선 20대에 창업을 하셔서 15년간 이러닝 컨텐츠 기업을 이끌어 오고 계신데, 육아의 어려움은 없었나.
▶정=주변을 보면 육아비 관련 개인차가 상당히 있는 것 같다. 특히 남편의 도움에 따라 느끼는 육아의 강도도 차이가 크다. 개인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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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돈 잘버는 게 뭐죠?”…무책임한 준비 안 된 접근 금물
▶성=일단 아직까지 우리 사회 육아는 여성의 몫이고, 이런 구조적 문제가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에 큰 걸림돌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가 장기적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여성들이 끝까지 살아남아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먼저 여성들의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가정이라는 ‘비빌 언덕’이 있다보니 남성들과는 일을 시작할 때 마음가짐부터가 다르다. 창업 상담을 받는 분 중에 창업을 하지말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창업을 하는 이유가 자기 시간을 자유롭게 쓰면서 가정일과 병행하기 위해서인 경우다. 이는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창업하면 100% 망한다. 취업에 드는 에너지가 100이라면 창업엔 150이 필요하다. 창업은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이다. 특히 센터에 와서 “요즘 뭐하면 돈 잘 벌어요?”라고 묻는 분들이 있다. 이럴 때는 한숨만 나온다. 그렇게 돈 잘 버는 일을 알면 상담사들도 그 일을 하지, 여기 앉아서 상담을 하고 있겠냐는 거다.
▶정=창업을 하겠다는 여성들 중에 재무제표나 노무관리 등 기업 운영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하나 없이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업 운영을 위한 기본적인 지식들도 모르고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모하다.
▶황=여성들의 창업 준비 기간을 조사해보면 대부분이 6개월을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창업 성공률도 5%에 불과하다. 창업을 하려면 먼저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듣고 해당 업종에서 인턴도 해보고 지식과 경험을 쌓은 뒤에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성=최근 여성 창업 트렌드가 궁금하다. 요새 여성들이 할만한 분야가 있나.
▶이=창업에 있어 남녀의 업종을 나누는 것에 반대한다. 잘 되는 업종에는 남녀의 구분이 있는 게 아니다. 내가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남들도 잘한다고 칭찬해주는 일 위주로 찾는 게 좋다. 하지만 내가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은 그렇지 않다면, 안타깝게도 다른 일을 찾는 게 좋다.
▶정=업종을 남녀로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지만, 일을 할 때 여성적인 방법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본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직원들과 관계나 일을 처리할 때 여성의 섬세함과 멀티플레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남성들은 저녁 회식자리를 활용하지만 여성들은 직원들에게 아침밥을 챙겨준다든지, 소소한 다른 방법으로 신뢰를 쌓아갈 수 있다.
▶황=실제로 남성보다 여성들의 경영능력이 더 뛰어나다. 남성들이 시야가 넓고 다방면으로 생각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멀티플레이가 되는 여성들이 더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 대표들이 운영하는 기업의 재무제표가 더 투명하고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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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육아 마이너스,“긴 안목에서 투자라고 생각해라”
▶성=그렇다면 여성들이 창업을 생각할 때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뭔가.
▶이=일단 남편을 포함해 일가 친적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잘 살펴보는 게 좋다. 이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보는 것이다. 예를들면, 밑반찬 창업과정을 수강했던 주부가 실제 창업을 했는데 매출이 좋지 않았다. 이에 그냥 문을 닫을까하고 상담을 해왔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분의 남편이 병원에 약을 납품하는 일을 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환자들을 위한 특별식 반찬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이 전략이 성공해서 한달 250만원 정도의 꾸준한 수입을 내고 있다.
▶황=여성을 대신해 아이를 키워줄 육아 인프라를 찾을 필요가 있다. 서초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는 손자의 육아를 돕는 할머니들에게 5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육아 문제를 정상적인 노동 시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또다른 여성의 희생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는 다른 대안이 거의 없다.
▶성=창업보다는 오히려 취업이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를 다 키운 여성들의 재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자신의 자리는 젊은 후배 여성들이 차지했고, 눈높이를 낮춰서 가자니 그것 또한 쉽지 않은 것 같다.
▶이=실제로 회사에서 경력단절 여성을 잘 뽑지 않고, 여성들 쪽에서도 안 뽑을 것이라고 생각해 도전하지 않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이 때문에 일하는 여성들에게는 맞벌이 기간에 육아 비용으로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이는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려면 당연히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 수입보다는 경력을 얻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때의 마이너스를 견디지 못하고 직장을 그만둔 뒤, 같은 조건으로 재취업이 가능하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성=아이가 어릴 때는 육아비 때문에 가정 경제가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의 마이너스를 미래에 대한 투자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여성 창업·취업지원,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
▶성=끝으로 여성들이 창업이나 취업을 위해서 이용할 수 있는 정부지원 제도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정=사실 한국만큼 벤처, 중소기업, 소상공인 창업 지원제도가 잘 돼 있는 나라가 없다. 특히 이번 정부들어서 정말 창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이=가장 먼저 전국의 ‘여성 새로 일하기센터’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게 좋다. 현재 전국에 120개의 여성 새로 일자리센터가 있다. 이곳에선 대부분의 직업 교육이 무료다. 일부 수강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수업 참석률이 80% 이상이면 환급해주는 구조다. 이미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정부 인프라가 충분한데 이를 이용하지 않는 이들에겐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눈앞에 떡도 못 보는데 그 뒤에 더 큰 떡은 어떻게 보겠나. 그만큼 정보력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황=여성인력개발센터 뿐 아니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도 여성들의 취업과 창업을 돕는 제도들이 많다. 특히 이런 지원제도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 지원 제도를 활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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