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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신한류와 한중영화 합작의 기회

김경민 기자I 2014.03.13 06:00:01
[정순원 HMC투자증권 북경대표처 수석대표] 중국에서 신 한류가 뜨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동영상 시청만으로 무려 22억 회의 뷰(View)를 기록했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까지 그 파급력이 거론됐다.

정순원 HMC투자증권 북경대표처 수석대표
지난해 중국 전국 시청률 1위를 기록한 중국판 ‘아빠 어디가’는 최근 영화로 제작돼 열흘 만에 6억 위안(약 1044억1800만원)의 수익을 달성했으며 드라마 ‘상속자들’은 14억 뷰와 함께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종합 화제 키워드 1,2위를 차지했다.

또한 중국판 ‘나는 가수다’는 현재 9주간 전국 예능 1위를 기록 중이다. 중국에서 한류의 우수성과 지속성이 입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연간 30% 성장해온 중국 영화산업은 2013년 기준 관객 수 6억명, 한국의 두 배가 넘는 박스오피스 4조원 규모의 세계2위 시장으로 폭발적 성장을 하고 있다. 관객 동원이 1000만 명 이상인 영화들이 매년 10개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 1인당 영화 관람 횟수는 한국과 미국의 연간 4회 대비 연간 1회 수준으로 수요 증가 여지가 크다.

한편 중국 영화 시장의 최근 트렌드는 한국 영화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박스오피스의 1위 자리는 ‘영웅’, ‘건국대업’, ‘적벽대전’ 등 서사적 요소가 중심인 중국식 대작 영화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박스오피스 10위권 영화들의 절반가량은 중소규모 예산의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로 중국적 색깔보다는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로스트 인 타일랜드’는 약50억원 저예산으로 무려 3700만 관객동원, 약 2000억원대의 박스오피스 대박을 터트렸다.

중소예산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 등 콘텐츠를 만들고 다양한 장르를 보유한 한국 영화계에 중국은 새로운 기회임에 틀림이 없다.

중국은 현재 해외영화수입을 할당제로 연간 총 50여 편가량만을 수입, 방영하고 있고, 이중 한국 영화의 실질 쿼터는 연간 3편 내외이다. 한국 영화는 그동안 절대다수가 일회성 판권 판매 형식으로 수익성이 낮았으며 러닝개런티 방식으로 판매되더라도 수입영화 특성상 박스오피스 수익의 최대 17%까지만을 분배받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중국영화로 분류돼 쿼터제한을 받지 않아 연간 상영수 제한이 없는 한·중합작 영화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합작 제작사가 최대 33%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취할 수 있고 중국 제작사 요구로 높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다.

한국 영화계는 컨텐츠 외에도 특수효과, 분장 등 기술력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한 예로 작년 박스오피스 1위, 2000억원 이상 수익을 기록한 ‘서유기항마’는 한국업체가 CG를 담당했다. 이에 따라 중국 영화업계가 한국과 합작을 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는 이제 단순합작, 아웃소싱을 넘어 앞으로 수익모델의 다변화와 한중간 영화펀드연합 등 공동 투자, 부가가치 산업 유발 등을 통해 업그레이드된 한중 합작모델을 추진해야 한다. 신 한류를 단순한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시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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