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아시아 최고 재벌 리카싱(李嘉誠) 홍콩 청쿵그룹 회장 일가가 중국 본토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 이는 중국내 부동산 거품 우려가 심각한 데 따른 조치라고 중국 경제참고망이 17일 보도했다.
리 회장 일가는 최근 5개월 동안 중국 본토 부동산을 200억위안(약 3조500억원)을 매각했다고 경제참고망이 전했다. 리카싱 회장 아들 리처드 리(李澤楷)는 최근 광저우(廣州), 상하이(上海), 난징(南京) 등 3개 지역에서 대형 건물 3곳을 매각했다. 또한 리처드 리 산하 부동산 업체 잉다디찬(盈大地産)이 보유한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대형건물 잉커(盈科)중심의 매각도 진행중이다.
잉커중심의 매각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화한 리카싱 회장 일가의 중국 부동산 시장 탈출이 올해에도 계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인 셈이다.
리카싱 회장 일가가 최근 처분한 부동산은 시내 번화가에 자리 잡고 있어 인기가 높고 값도 비싼 이른바 ‘A’급 물건들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부동산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리카싱 회장 일가가 중국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은 시장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가격이 올라가고는 있지만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국 각지에서 빈집이 늘어나고 대도시 사무실 공실률도 크게 개선되지 않아 부동산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리카싱 회장은 최근 “내 철학은 마지막 동전 한 푼까지 벌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며 부동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