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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범아, 있잖아... 그거" 이런 말투 잦으면 치매 검진을

장종원 기자I 2013.09.12 06:13:50

명절을 무사히 보내는 건강백서.."응급실보단 편의점"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고향을 방문할 예정인 40대 K씨.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는 설렘도 있지만, 서울과 부산을 왕복해야 하는 고된 일정과 부모님 걱정 등 스트레스도 적지 않은게 이 시기다. 지난 설에 겪은 아찔한 경험도 한 몫을 한다.

◇“장거리 운전때 감기약은 절대 금물”

“악” 깜박 졸았다 정신을 차리니 자동차는 고속도로 중앙분리대와 아슬아슬하게 붙어 나란히 질주하고 있었다. 왼쪽 백밀러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아랑곳하지 않고 세상 모르게 잠들어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과로로 감기기운이 있어 ‘감기약’을 먹었던게 화근이었다. 감기 자체가 졸음을 불러오는데다가 대부분의 감기약이 졸음 유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번 가을은 일교차가 큰데다 아데노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어, 특히 감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부모님 혹시 치매는 아닐까?

부모님 연세가 어느새 70을 바라보고 있어 건강 문제도 K씨의 큰 걱정이다. 무엇보다 최근 부모님의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 치매 걱정이 크다.

특히 어머님이 방금 나누었던 대화내용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일이 잦다. 또 “왜 그거 있잖아, 그거……” 식의 표현이 늘고 말을 주저하거나 말수가 줄어드는 현상도 보인다. 말하려고 하는데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것도 치매 초기에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번에는 꼭 가까운 지역 치매지원센터(서울)나 전국 보건소에서 시행하고 있는 무료 치매검진을 받아보도록 권유해볼 생각이다.

◇“명절 응급실 복잡해..비상약 편의점서”

몇년전 K씨는 명절 당일 응급실의 풍경을 기억한다. 두살배기 아들이 열이 올라 방문한 응급실은 인산인해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2시간 넘게 기다린 뒤에야 간신히 진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끔찍한 기억 중 하나다.

명절기간에 문을 여는 당번의원과 당번약국이 지정돼 있지만, 실제론 문을 열지 않는 곳이 태반이다. 명절때 비상약 하나 구비하기 쉽지 않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부터 일반의약품 슈퍼판매가 시행돼 해열제 등 일부 의약품은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그래도 소화제, 해열제, 감기약 등 비상약은 반드시 미리 챙겨놓을 생각이다. 특히 명절에는 과식할 수 있어 소화제는 필수품이다.

◇“무조건 참으면 화병 나요”

명절이 지나가더라도 K씨의 역할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내가 명절증후군을 앓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신경이 예민해져서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낸다거나 두통이나 소화불량 등이 나타난다면 화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명절때 시댁에서 일을 얼마나 했는지가 화병 발병의 이유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화병이 심하면 병원에도 데려갈 생각이다. 임원정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화병은 무조건 참는 것을 미덕으로 보는 문화와도 관련이 있다”며 “스스로 운동을 하고 적당한 취미생활을 갖는 등 화를 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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