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생활주택과 원룸 등 소형 주택 임대시장이 ‘공급 폭탄’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임차인을 찾지 못한 ‘빈 집’이 늘면서 임대료 하락 폭도 커지고 있다. 대출 이자 등 금융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급매물로 나오는 소형 주택도 적지 않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대학생 수요를 겨냥해 원룸 등 소형 주택 공급이 몰렸던 서울 신촌·왕십리·안암·신림동 등 대학가에서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 공실 증가 속 월세·매매가도 ‘뚝’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마포구 대흥동 ‘이대역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씩 낮은 급매물이 널려 있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자 집주인들이 손해를 감수하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 단지는 전체 362실 가운데 현재 100실 정도만 입주한 상태다. 전체의 72%가 빈 집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대역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에 원룸이 워낙 많아 싼값에 처분하려는 집주인들이 꽤 된다”며 “급매물은 자꾸 나오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서강대 주변에서 10년간 임대사업을 하고 있는 정재민(60·가명)씨는 “세입자 유치를 위해 올해 초 집을 모두 수리했는데도 20실 중 7실은 3개월째 텅텅 비어 있다”며 “요즘처럼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건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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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룸 공급이 넘치다 보니 임대료도 하락세다.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전용 26㎡짜리 원룸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45만원 선으로, 월세가 3개월 전보다 5만원 가량 내렸다.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인 서울대·고려대·한양대 주변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양대 인근 부동산써브공인 관계자는 “최근 3년 간 왕십리·마장·행당·사근동 주변 지역으로 원룸 공급이 넘쳐나 현재 10%가량이 공실로 비어 있다”며 “급매로 나온 원룸도 꽤 되지만 거래가 전혀 안된다”고 털어놨다. 고려대 인근 D공인 관계자도 “신축 원룸도 보증금이 올해 초보다 200만~300만원 가량 낮아지고 월세도 40만원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한달이 넘도록 빈 집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
◇ 공급 물량 조절 등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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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전세 임대로 공급하는 물량도 상당하다. LH는 지난해 서울에서 4272가구를 전세 임대로 공급했고, 올해는 1000가구가량을 쏟아낼 계획이다. 박근혜정부 역시 신혼부부, 대학생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행복주택 20만호를 짓기로 했다. 공공 임대주택 물량이 급격히 늘면서 사실상 민간 임대사업자의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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