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重 노사 '158억 손해배상' 놓고 막판 진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한진중공업과 금속노조가 ‘시신농성’을 둘러싼 협상을 타결했다. 하지만 양측이 합의안 작성과정에서 문구에 관한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어 조인식이 성공적으로 치러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진중공업(097230)은 22일 오후 금속노조와 협상을 갖고 회사가 노조에 제기한 158억원 짜리 손해배상청구소송과 유족 보상 문제 등 핵심 쟁점사항을 일괄 타결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측도 사측과 합의에 성공, 시신농성을 풀기로 하고 오는 24일 고(故) 최강서 씨의 장례를 치를 예정이었다. 다만 손배소송 문제를 내달 연기된 법원 판결 후 다시 논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 외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합의에 따른 조인식을 이날 저녁 하기로 했지만 막판에 합의문 내용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면서 사태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합의문 작성과정의 파열음에 관해 노사 양측이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어 혼선을 주고 있다.

한진중공업 측은 23일 “모든 합의가 이뤄졌지만 금속노조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겼다”며 “오늘 오전 11시에 조인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금속노조는 회사가 조인식을 앞두고 손배소와 관련된 입장을 번복했다며 제동을 걸고 있다. 노조측은 이날 오전 10시에 최종 합의 여부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노사의 최대 쟁점인 158억 원 손해배상소송 갈등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속노조 측은 사측이 판결에서 손해배상 액수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집행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반면 한진중공업 측은 법원 판결이 나오면 다시 논의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내달 법원 판결에 따라 집행여부가 달라질 소지를 남기고 있는 것.

또 금속노조 한진중지회와 새 노조인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의 노·노 갈등도 이번 사태 재현의 불씨를 안고 있다. 한진중 노조는 두 차례 성명서를 내고 ‘시신 시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등 기존 노조와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금속노조와 고 최강서 씨 유족은 지난달 30일 고인의 시신이 든 관을 영도조선소에 안치한 채 장례문제와 손배소송 철회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간부였던 고인은 작년 12월 21일 오전 영도조선소 내 노조 사무실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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