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16일자 2면에 게재됐습니다. |
4·11 총선이 D-26일 앞으로 다가왔다.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의회 권력의 교체 여부를 넘어 12월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도 지니고 있다.
여야는 총선 승리없이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인식 아래 총력전을 펼칠 기세다. 총선 성적표에 따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야 유력 차기 주자의 명암도 엇갈릴 전망이다.
이데일리는 16일부터 서울 종로 등 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 및 지방의 격전지를 둘러본다.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1 = 15일 오전 7시 서울 종로구 무악동 아파트 단지 인근 건널목.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가 출근길 직장인에게 일일이 명함을 건네며 "정세균입니다"를 외치고 있었다. 이날 아침 기온은 영하 1도를 기록할 만큼 막바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정 후보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하얀 입김을 뿜으며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겨 다녔다. 수행비서 1명, 자원봉사자 4명과 동행한 정 후보는 바쁜 걸음의 유권자 뒤를 따라가며 꼬박꼬박 인사말을 건네는 친화력을 선보였다.
정 후보는 전날 대표적 서민 지역으로 꼽히는 창신동 쪽방촌과 통인시장을 방문했다. 민주통합당 지지 성향이 강한 지역의 밑바닥을 돌며 지지층 붙들기에 주력한 데 이어 이날 선거의 당락을 결정짓는 중산층 공략에 나선 것이다.
종로의 경우 청와대 인근 평창동·삼청동·가회동은 새누리당 우세, 동대문 인근의 창신동·숭인동·명륜동은 민주통합당 강세로 분류된다.
정 후보는 "지난 1월 선거에 본격 뛰어들어 모든 지역을 세번 돌았다"며 "밑바닥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 김동철(65·공인중개사)씨는 "종로가 여권 성향이 강하지만 현 정권에 대한 반감도 만만찮아 끝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선거 구호를 `종로 승리, 정권 심판`으로 정했다. `새누리당 = 이명박 대통령`을 등식으로 국정 실패에 동반책임이 있는 새누리당이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다. 정 후보는 통합진보당의 김원열 후보와 오는 17~18일 야권단일화 경선을 치르고, 선거를 `MB 대 반MB 전선`으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2 = 15일 오전 7시40분 서울 종로구 명륜동의 지하철 혜화역 출구. 출근길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새누리당의 홍사덕 후보가 유세 활동에 나서고 있었다. 홍 후보는 지역구인 대구 서구를 떠나 지난 5일 종로의 전략 공천자로 확정됐다.
민주통합당의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히는 4선의 정세균 후보에게 맞불을 놓기 위해 새누리당 최다선(6선)의 홍 후보를 공천한 것이다. 그는 14일 선거사무소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홍 후보의 옆자리는 종로에서 3선을 지냈지만 총선에 불출마한 박진 의원이 동행하고 있다. 박 의원은 시민에게 일일이 홍 후보를 소개하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박 의원은 홍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박 의원은 "종로는 2명의 대통령(노무현·이명박)을 배출한 지역으로 주민의 기대 수준이 어느 곳보다 높다"며 "홍 후보가 당선되면 7선으로, 차기 국회의장을 만들어보자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혜화역 유세를 마친 후 인근 혜화경찰서를 방문해 경찰의 노고를 위로했다. 이어 사직단 단군성전에서 열린 `어천절 대제`에 참석했다. 홍 후보는 "정 후보에 비해 늦어도 너무 늦게 선거를 시작했다"며 "선거는 확신할 수 없는 것이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깨끗한 정치 청렴 6선`이란 구호가 적힌 선거유세용 띠를 어깨에 걸쳤다. 6선의 중량감과 함께 단 한차례도 비리에 연루되지 않은 깨끗함을 강조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친박근혜계의 좌장이라는 강점을 내세우며 선거를 `박근혜 대 친노(친노무현) 폐족 전선`으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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