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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 자동차업체 빅3의 컨소시엄인 USABC(US Advanced Battery Consortium)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탑재될 고성능 배터리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어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시보레 볼트`의 배터리 공급권을 따냈다. 지금까지 확보한 고객사만 7곳. 세계 선두다.
LG화학이 이처럼 2차전지 사업의 꿈을 접지 않고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구본무 LG 회장과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등 경영진의 `뚝심`과 `결단`이 있기에 가능했다.
구 회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임원 승진자 교육에서 "20여년 전 시작한 2차전지 사업을 중도에 포기하려 했었지만 결국 끝까지 도전했고, 이제서야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의 `스피드 경영`과 `인재 경영`도 사업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김 부회장은 취임 직후 전략의 실행 속도를 두 배로 높이는 `스피드 경영`을 선포했다. 그는 "남보다 먼저 준비하고, 남보다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핵심에 집중하며, 남보다 자주 점검하라"고 강조했다.
신사업 성패의 핵심인 인재 채용도 직접 챙겼다. 취임 후 해마다 미국으로 날아가 현지 채용행사를 주관해왔다.
특히 `전지사업은 CEO가 직접 챙긴다`고 공표하고 매주 한 번 이상 오창테크노파크를 방문해 생산 현황을 점검했다. 전지사업부 전 직원들을 시시때때로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전지사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이같은 노력은 기술력으로 구현됐다. LG화학의 전기차용 2차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일본 업체들의 니켈수소 배터리에 비해 50% 이상 높은 출력을 낸다. 반면 무게는 니켈수소 배터리의 절반 수준이고, 부피도 60%에 그친다.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성능 등 여러가지 면에서 뛰어나지만 아직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이라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되면 가격차가 점차 좁혀져 리튬이온 배터리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