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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철도株 실적 탈선..다우 1만선 이탈

지영한 기자I 2009.10.24 06:34:29

철도주 벌링턴 실적부진으로 운송업종 급락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닷컴 실적호재 빛 바래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약세로 돌아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철도주인 벌링턴 노던 싼타페의 실적악재로 빛이 바랬다.  달러화 반등도 에너지와 상품주의 매물을 촉발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09.13포인트(1.08%) 하락한 9972.1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81포인트(0.5%) 떨어진 2154.47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3.31포인트(1.22%) 하락한 1079.6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개장초에는 상승세를 보였다. 예상치를 뛰어넘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닷컴의 3분기 실적이 호재로 작용했다. 또 개장 직후 발표된 9월 기존주택판매가 전월비 9% 이상 `깜짝` 증가세를 보인 점도 투자심리에 도움을 줬다.

그러나 7개월 넘게 상승한데 따른 가격부담속에 주말을 맞이하자 차익실현 매물이 급증, 주요 지수들은 오전중 약세로 전환했고, 오후들어 낙폭을 더욱 확대했다. 특히 운송업종이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미국 2위의 철도업체인 벌링턴 노던 싼타페가 실적부진으로 목표주가를 강등 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다 미 달러화 강세로 국제유가와 금속가격이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에너지주와 상품주 전반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30개 블루칩 종목중 27개나 주가가 하락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기술주인 마이크로소프트와 휴렛팩커드,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에 불과했다.
 
미국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반면 미 달러화는 반등세를 나타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가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미국채와 달러화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는 이날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간으로는 3.4% 올랐다. 유가는  이번주에 1년만에 80달러선에 올라섰다.  
 
◇ 뉴욕증시 3주만에 약세 전환

뉴욕증시는 주간 단위로도 3주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다우, 나스닥, S&P 500 지수는 이번주 각각 0.24%, 0.11%, 0.74% 하락했다. 뉴욕증시는 전날까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이날 낙폭이 커짐에 따라 3주 연속 상승에 실패했다.

다만, 월간으로는 다우, 나스닥, S&P 500 지수가 각각 2.68%, 1.51%, 2.13% 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다음주에도 이같은 상승세가 유지되면 뉴욕증시는 8개월 연속 랠리를 이어가게 된다. 다우, 나스닥, S&P 500 지수는 3월 저점대비 54.13%, 70.24%, 61.91% 올랐고 연간 수익률은 각각 13.63%, 36.62%, 19.52%를 기록하고 있다.
 
◇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빚바랜 `서프라이즈`
 
이날 뉴욕증시는 개장초만 하더라도 상승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역시 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점인 아마존닷컴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 3분기 순이익은 35억7000만달러(주당 40센트)로 전년동기 43억7000만달러(주당 48센트)보다는 감소했지만 주당 32센트를 예상했던 시장의 전망치는 크게 웃돌았다. 시드 파라크 맥아담스 라이트 라젠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비용을 매우 잘 관리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호평에 힘입어 주가는 장중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장후반 시장이 밀리면서 주가는 5%선으로 축소됐다.
 
아마존닷컴의 3분기 순이익과 매출은 전년비 69%와 28%씩 급증했고, 시장의 전망치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이익 뿐만 아니라 매출까지 증가했다는 소식에 아마존의 주가는 26%나 폭등했다. 

◇ 미증시 철도株 벌링턴에 덜미 잡혀..운송업종 급락하며 投心 압박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실적호재는 오늘 예상치도 못했던 `복병`에 가려 빛을 잃었다. 미국 2위의 철도업체인 벌링턴 노던 싼타페의 실적악재로 운송업종이 급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벌링턴 노던 싼타페는 이날 시장의 기대에 미흡한 4분기 전망치를 내놓아 장초반 일찌감치 급락세를 보였다. 특히 이같은 부진한 실적을 반영해 RBC 캐피탈이 벌링턴의 목표주가를 강등하자, 다우존슨 운송지수가 3.5%나 급락하며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 벌링턴의 주가도 6.5% 떨어졌다.
 
◇ 달러화 반등으로 에너지·상품주도 부진
 
이런 가운데 미 달러화 반등으로 국제유가와 상품가격이 하락하자, 에너지 종목과 상품주 전반이 약세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2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65센트(0.8%) 하락한 81.19달러로 마감했다.
 
다우 종목이자 대형 에너지주인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동반 하락세를 보였고, 대형 에너지 기업인 슐룸베르거는 3분기 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매물이 쏟아져 5% 가까이 급락했다.
 
◇ 캐피탈원·시냅틱스 실적에 웃고..선파워는 급락
 
이외에 태양전지 모듈 업체인 선파워가 실적악재로 15% 급감했다. 3분기 순이익이 전년비 48%나 감소한 가운데 회사측이 올 연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점이 악재가 됐다. 
 
반면 신용카드 업체인 캐피탈 원 파이낸셜은 실적호재로 7% 가까이 올랐다. 이 회사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비 14% 증가했고 시장의 전망치도 상회했다. 터치패드 생산업체인 시냅틱스도 실적호재로 3.9% 올랐다. 이 회사의 지난분기 순이익은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14% 상회했다.
 
또 제조업체인 잉걸솔랜드와 제어기기 업체인 허니웰 인터내셔널, 신용카드회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등은 3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시장 전반의 매물공세로 약세로 마감했다.
 
◇ 美 9월 기존주택판매는 급증..세제지원 영향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9월 기존주택판매(계절조정)는  전월보다 9.4% 급증해 연율기준으로 557만채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의 컨센서스 535만채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다. 특히 최근 2년래 가장 많은 규모였다. 
 
이처럼 주택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은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8000달러의 세금공제가 내달말 종료됨에 따라 세제지원을 받기 위한 매수세가 몰려든 것으로 풀이된다. 9월 주택판매는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9.2% 증가했다. 다만 중간 거래가격은 17만4900만달러로 전년비 8.5% 떨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하락폭은 13개월래 가장 적었다.
 
마이클 마이어 바클레이즈 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몇달간 급속한 판매증가는 거의 대부분 세제지원에 기인한다"며 "주택시장이 바닥다지기를 진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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