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 투데이는 경제면 `최고경영자(CEO) 코너`에서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KAL의 성장사를 다루면서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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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또 90년대에만 대한항공에서 치명적인 사고가 7건에 달했고, 이로 인해 1999년에는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가 일시적으로 제휴관계를 끊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1997년 228명의 승객과 승무원의 목숨을 앗아간 대한항공 801편의 괌 추락 사건을 예로 들면서 한국의 권위주의적인 문화가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즉, 당시 801편의 기장이 (착륙도중 고도를 잘못 파악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지만, (기장과 부기장간의 계급적인 권위주의 문화 때문에) 부기장이 이를 제대로 바로 잡지 못해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당시 한국 정부는 괌 추락 사건을 국가적인 수모로 여겼고, 이를 계기로 대한항공의 경영상 변화를 요구해 결국 1999년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 회장직을 이어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경영권을 갖게 된 조양호 회장이 괌 사고를 계기로 `안전 최우선` 경영방침을 내세우면서 대한항공이 크게 변신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우선 대한항공은 한국의 항공규정에 더해 승무원의 근무와 휴식 가이드라인 등 미국 항공업계의 스탠더드를 자발적으로 추가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대한항공은 조종사들의 비행훈련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비행 임무가 가능한 FFS(Full Flight Simulator)급 비행 시뮬레이터를 설치했다.
아울러 델타항공의 비행통제본부를 방문한 조양호 회장의 지시로 델타항공처럼 실시간으로 모든 비행기를 모니터할 수 있는 통제센터를 만들었다.
신문은 특히 대한항공의 젊은 부기장들이 현재 필요시 (기장에게) 의사를 분명히 전달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고 있다는 조양호 회장의 코멘트도 강조했다.
USA투데이는 대한항공의 변신은 `안전 최우선`에서 그치지 않고 투자를 통한 서비스 개선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신형 항공기를 계속 구입하고 있고, 103대의 여객기중 15대는 취항한지 4년 미만이라고 소개했다.
또 대한항공은 2005년 이후 새로운 좌석과 인테리어,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유니폼 등에 1억3700만달러를 지출했고, 중장기 노선의 서비스 개선을 위해 2억 달러 이상의 지출 계획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조양호 회장이 말수가 적고 수줍은 성격이며, 한국의 여느 대기업 총수들과 달리 수행원을 많이 두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회사 안팎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조 회장이 캘리포니아 뉴포트 비치 인근 자택에 머물 때는 청바지를 입고, 손수 자동차 운전을 즐기는 등 소박한 면모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조 회장이 고교 동창들과 18일간 미국 여행할 당시 6000마일을 손수 운전하면서 20달러짜리 모텔에서 잠을 자고, 맥도널드와 KFC에서 식사를 때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조 회장은 신문에서 "한국에서는 (대기업 CEO가) 자동차를 손수 운전하다가 조그만 사고라도 나면, 언론에 크게 취급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한국에서의 행동에는 많은 제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USA 투데이는 이같은 조양호 회장의 경영에 힘입어 결국 대한항공은 개발도상국의 사고빈발 항공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현재 미국에 취항한 최대 규모의 아시아 항공사로 성장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