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뉴욕 증시가 29일(현지시간) 오전 이틀째 조정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오전 11시29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0.63% 하락한 9039.6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9% 떨어진 1960.00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0.81% 내린 971.73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6월 내구재 주문이 올 들어 최대폭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고,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하게 발표되면서 투자심리가 약화된 모습이다.
여기에 앞서 마감한 중국 증시가 5% 급락한 탓에 원자재 수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고, 이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관련주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아직까지는 증시가 조정을 틈탄 저가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낙폭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날 뉴욕 증시의 방향은 오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베이지북이 발표된 이후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의 경기 판단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 내구재 주문 예상치 큰 폭 하회
미 상무부는 6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 대비 2.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항공기, 방위장비, 컴퓨터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내구재 주문은 지난 1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큰 폭으로 밑돈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0.6% 감소를 예상했었다.
상업용 항공기 주문은 39% 줄었고, 자동차 주문은 1% 감소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운송장비 내구재 주문이 12.8%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주문은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내구재 주문은 최근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특히 5월엔 1.8% 증가한 바 있다.
◇ 타임워너·스프린트넥스텔 실적 부진
타임워너의 2분기 순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임워너는 지난 분기에 순이익 5억1900만달러(주당 43센트)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3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는 월가의 예상치보다는 감소폭이 작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의 순이익 예상치는 주당 37센트였다.
미국 3위 이동통신사 스프린트넥스텔은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스프린트넥스텔은 2분기에 3억8400만달러(주당 13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가의 예상치는 주당 3센트였다.
코노코필립스의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미국 3위 석유업체인 코노코필립스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6% 감소한 13억달러(주당 87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실적이 악화된 세 업체의 주가는 하락세다. 타임워너는 0.22% 내렸고, 스프린트넥스텔은 8.9% 밀렸다. 코노코필립스는 5% 가까이 하락했다.
◇ MS-야후, 검색 부문 협력 합의
소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터넷검색 업체 야후는 양사가 협력을 위한 협상을 최종 마무리지었다고 공식 이날 발표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야후는 MS에 향후 10년간 자사의 핵심 검색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센스를 부여했다. 그 대신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의 기술이 야후 사이트에 사용된다.
MS와 야후의 이번 합의에 따라 1위 업체인 구글이 영향을 받게 될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미국 검색시장의 점유율은 구글이 65%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야후가 20%, MS가 8% 남짓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 세 업체의 주가는 엇갈리고 있다. MS가 0.47% 오른 반면 야후는 10.63% 하락하며 점점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1.14% 떨어졌다.
◇ 중국 증시 급락에 원자재 관련주 하락
앞서 중국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대비 5.0% 하락한 3266.43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원자재 선물 가격은 일제히 반락했다.
특히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밖으로 510만배럴 증가하면서 유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4.58% 하락한 배럴당 64.1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주들은 일제히 약세다. 아르첼로미탈은 6% 하락했고,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2% 넘게 하락하며 원자재주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
◇ 베이지북 경기 판단 주목
오후 2시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베이지북이 나온다. 투자자들의 이목이 그린슈트(경기회복의 초기 징후)에 쏠리고 있는 가운데 베이지북은 이날 증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극심한 경기침체는 완화되고 있다며 `최악의 국면은 지나갔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베이지북에서는 최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경기 판단 발언과 유사한 진단이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주 의회에서 "하락의 속도는 상당히 완화됐고, 최종 수요과 생산은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노동 시장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데이비드 그린로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이번 베이지북은 이전 발표보다 좀 더 나은 톤으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