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7일(현지시간) 장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극적인 상승세로 마감했다.
6월 신규주택판매가 큰 폭으로 개선된데 힘입어 은행주와 주택건설주가 오름세를 보이며 시장 반등을 이끌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5.27포인트(0.17%) 상승한 9108.5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3포인트(0.1%) 오른 1967.89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2.92포인트(0.3%) 상승한 982.18을 각각 기록했다.
주식시장은 마감 직전까지만 해도 약세를 나타냈다. 애트나와 하니웰, 버라이존 등의 일부 기업들의 실적관련 악재와 이번주 사상 최대 국채 발행을 둘러싼 우려감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6월 신규주택판매가 큰 폭의 개선된데 힘입어 은행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뉴욕증시는 장막판 마감과 거의 동시에 플러스권으로 돌아섰다.
주택지표 호재에 힘입어 국제유가는 반등세를 이어가며 배럴당 68달러선에서 마감했다. 반면, 지표 개선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약화로 미국 국채와 미국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 주택지표 개선에 은행·주택건설주 동반 강세
6월 신규주택판매가 전월비 큰 폭으로 증가한데 힘입어 은행주와 주택건설주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주택시장 침체가 최악에서 벗어났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우선 다우 종목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4% 오른 가운데 리전스 파이낸셜과 자이언스 뱅코프가 각각 8%와 12%씩 급등했다. 주택판매 지표 개선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BoA의 경우에는 모간스탠리가 개선된 자본금 수준과 싼 밸류에이션을 감안해 은행업종 최선호주(Top Pick)로 추천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주택건설주도 급등했다. 비저홈즈가 12% 급등했고 호브내니언이 8% 이상 올랐다. 또 KB 홈과 고급주택건설 업체인 톨 브라더스 등도 강세로 마감했다.
또 금속가격 반등 영향으로 다우 종목인 알루미늄업체 알코아가 2% 이상 상승했고,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다우 종목인 대형 에너지주 쉐브론과 엑손모빌도 오름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 애트나·하니웰 `우울한 전망`으로 시장 압박
대형 의료보험사인 애트나와 옛 다우 종목인 하니웰 인터내셔널이 기대치에 미흡한 연간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애트나의 경우 이날 발표된 2분기 순이익이 전년비 28%나 급감하며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애트나는 특히 의료비용 증가가 매출이익을 잠식할 것이라며 올 연간 이익 전망치도 크게 하향 조정했다. 이 영향으로 주가는 3% 가까이 떨어졌다.
과거 다우 종목이었던 제어기기업체 하니웰은 2분기 이익이 전망치에는 부합했지만 올해 이익 전망치는 당초 예상했던 주당 2.85~3.20달러의 하단인 2.85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 버라이존·코닝·라디오색도 실적악재로 하락
다우 지수 종목이자 통신업체인 버라이존의 2분기 순이익이 14억8000만달러(주당 52센트)를 기록, 예상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순이익이 전년대비 21%나 급감한 점이 부담이 돼 1.5% 하락했다.
세계 최대 평면 TV용 유리제조업체인 코닝도 2분기 순이익이 급감한 점이 영향을 미쳐 주가는 3% 가까이 떨어졌다.
또 가전업체 라디오색은 2분기 순이익이 광고 등 비용 축소에 힘입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매출이 기대치에 미흡, 주가는 6% 이상 떨어졌다.
◇ 사상 최대 국채발행도 부담줘
리세션 완화 및 경기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가 이번주 사상 최대 규모의 국채 발행에 나선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이날 입찰에 부쳐진 60억달러 어치의 2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를 비롯해 이번주에 2년물, 5년물, 7년물 국채 등 만기 1년 이상 미 국채 발행규모는 총 1150억달러에 달한다.
이중 20년물 TIPS의 낙찰금리는 2.387%를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의 컨센서스 2.37%보다 높은 수준이다. 다만, 응찰율은 2.27배로 지난 1월 응찰율 1.92배에 비해서는 높아져, 대규모 국채발행에 대한 우려감을 일부 희석시켰다.
◇ 美 6월 신규주택 11%↑..8년래 최대 상승폭
미 상무부가 발표한 6월 신규주택판매가 전년비 21% 급감했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11% 급증한 연율 38만4000채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주택시장이 아직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악의 상황 만큼은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6월 신규주택판매는 작년 11월 이후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월간 상승폭으로는 8년만에 최고치다.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시장의 컨센서스인 연율 35만2000채도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 상승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크게 낮아진 집값과 사상 최저치 수준인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등이 주택 구입자들을 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