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유가와 나란히 상승..다우 1.08%↑

지영한 기자I 2009.06.30 05:30:21

리세션 완화 기대감..유가 70달러대 회복에 에너지주 강세
메이도프 150년 징역형 선고도 投心 도모

[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9일(현지시간) 오름세로 마감했다. 국제유가 반등으로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지지했고, 리세션 완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북돋웠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90.99포인트(1.08%) 상승한 8529.3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84포인트(0.32%) 오른 1844.06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8.33포인트(0.91%) 상승한 927.23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장초반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은 경기지표가 발표되지 않은 관계로 개장초 단기 불확실성이 불거지기도 했다. 생명공학업체 바이오젠이 개장초 의료주 약세를 주도한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반등세를 보이며 배럴당 70달러대를 다시 회복한데 힘입어 에너지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며 뉴욕증시를 지지했고, 분기말을 맞아 펀드 매니저들이 펀드 수익률 제고를 위해 주식을 사들이는 이른바 `윈도우 드레싱` 영향도  지수를 뒷받침했다.  

여기에다 이번주에 예정된 고용 및 제조업지표가 리세션 완화 징후를 내보일 것이란 기대감도 살아나면서 뉴욕증시는 오전 11시를 전후로 상승세로 방향을 굳히는 모습이었다. 

미국채 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인 점 역시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을 줬다. 미국채 수익률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등 시중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의 외환보유 정책은 매우 안정적이며, 지금 당장 갑작스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 미국채 수익률 하락(국채가격 상승)을 도모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다단계금융사기(폰지사기)를 저지른 버나드 메이도프에게 150년 징역형이라는 중형이 선고되자 투자자들은 투자환경 `클린화`의 상징적 조치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 국제유가 반등으로 에너지주 강세

국제유가가 3%대의 반등세를 보이며 배럴당 71달러선을 기록하며 70달러대를 다시 회복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당초보다 중기 원유수요를 하향 조정했지만 나이지리아의 반군이 로얄 더치 쉘의 석유 플랫폼을 공격했다는 소식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은 이날 나이지리아 유전지대인 남부 니제르 델타의 석유수출항 포르카도스 원유 플랫폼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장중 72.40달러까지 상승한 끝에 전주말대비 배럴당 2.33달러(3.3%) 상승한 71.4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 반등 영향으로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대형 에너지주인 엑손 모빌이 2.2% 상승했다. 역시 다우 구성 종목인 쉐브론을 비롯해 에너지종목들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 웬디스 급등..마이크로소프트도 목표주가 상향으로 강세 

대형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웬디스가 10% 이상 올랐다. 웬디스의 주가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는 경제전문지 배런스의 보도가 호재로 작용했다.

다우 지수 종목이자 대형 기술주인 마이크로 소프트도 2% 가량 상승한 주당 23달러선에서 마감했다. 도이체방크가 하반기 `윈도우7`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목표주가를 주당 22달러에서 3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주택건설업체인 KB홈은 크레딧 스위스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한데 힘입어 5% 이상 상승했고, 미국 3위의 백화점 체인 JC 페니도 모간 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올린 영향으로 2% 가까이 올랐다.

◇ 바이오젠·알코아·왓슨 와이어트는 투자등급 하향으로 약세

반면 생명공학업체 바이오젠은 5% 이상 떨어지며 의료주의 약세를 이끌었다. 도이체방크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데다 다발성경화제 타이사브리의 부작용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다우 지수 종목이자 미 최대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는 3% 가까이 하락했다. FBR 캐피탈 마켓츠가 알루미늄 공급과잉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낮춘 점이 악재로 작용했다.

인사컨설팅업체 왓슨 와이어트 월드와이드도 싸티그룹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 여파로 7% 이상 떨어졌다.

◇ 리세션 완화 기대감 작용

이날 미국에선 주요 경기지표가 발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장초반 경기지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그러나 이번주 예정된 경기지표들이 리세션 완화에 대한 시그널을 내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고개를 들었다.

우선 수요일 예정된 공급관리자협회(ISM)의 6월 제조업지수는 위축세를 이어가겠지만 위축강도는 최근 10개월래 가장 적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또 목요일 발표되는 미국의 실업률도 전월대비 0.2%포인트 상승해 26년래 최고인 9.6%를 기록하겠지만, 이같은 상승폭 역시 작년 11월 이후 가장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에릭 로젠그린 보스톤 연방은행 총재는 벨기에 브뤼쉘에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가 금년 2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로젠그린은 "미국의 실업률은 (경기상황에) 후행하기 때문에 내년초 피크를 칠 것"이라고 언급, 2010년들어 미국의 경기회복이 보다 완연해질 것임을 시사했다.

◇ 월가 사기꾼 `버나드 메이도프` 150년 중형 선고받아

미국 역사상 최대의 다단계금융사기를 저지른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증권 거래소 이사장에게 예상대로 150년에 달하는 무거운 징역형이 선고됐다. 월가 투자자들은 이같은 중형 선고가 월가의 클린화와 금융시스템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받아들였다.

미국 맨하탄 연방법원은 이날 선고공판에서 "메이도프가 저지른 범죄는 엄청난 죄악이라는 분명한 메시지가 전달돼야 한다"며 메이도프를 엄벌에 처한 이유를 설명했다.

메이도프는 나스닥 증권거래소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월가에서 화력한 경력을 쌓았지만 원화로 80조원이 넘는 650억달러에 달하는 다단계사기를 저질러 `세기의 사기꾼`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주 메이도프의 변호인은 올해 71살인 메이도프가 평균 수명을 감안할 때 앞으로 13년정도의 여생이 남아있는 만큼 12년 정도의 징역형을 주어도 징벌적 효과는 충분할 것이라며 선처를 요청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메이도프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안게됐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메이도프가 인정한 11개 범죄에 대한 최고 형량인 15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사실상 무기징역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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