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4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소폭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의 소비심리가 16년래 최저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전 한때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타던 뉴욕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소비심리 악화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금융주가 반등,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와코비아가 대출 포트폴리오 자문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과 HSBC 홀딩스의 UBS 인수설도 금융주 반등에 기여했다.
주택지표는 여전히 악화 일로였다.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지난 4월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리치몬드 지역의 제조업 경기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후퇴(recession) 우려를 자극했다.
한편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내일(25일) 금리를 결정한다.
오후 1시4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877.94로 전일대비 35.58포인트(0.30%)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3포인트(0.01%) 오른 2385.87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22.51로 4.51포인트(0.34%)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상승폭을 다소 줄였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8월물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30센트(0.22%) 오른 137.0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와코비아 등 금융주 `반등`-UPS `하락`
와코비아(WB)와 골드만삭스(GS)가 각각 5%, 2.6% 상승세다.
와코비아는 이날 대출 포트폴리오 자문을 위해 골드만삭스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스위스 은행 UBS는 피인수설에 힘입어 7.8% 급등했다.
마켓워치는 HSBC홀딩스가 UBS에 인수를 제안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C)은 2% 올랐다. 이밖에 JP모간 체이스(JPM)와 뱅크오브아메리카(BAC)가 3.1%씩 상승하는 등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택배업체 UPS는 4.2% 하락했다.
UPS는 전날 장 마감후 경기둔화와 고유가를 반영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2분기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97센트~1.04달러에서 83~88센트로 대폭 낮춰잡았다. 이는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99센트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미국 최대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DOW)도 1.2% 내렸다.
다우케미컬은 이날 개장전 고유가를 반영해 7월부터 전제품 가격을 25% 추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6월 20% 인상에 이어 한달만에 이뤄진 조치다. 다우케미컬은 또 오는 8월1일부터는 트럭 한 대당 300달러, 철도 한 량당 600달러의 추가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우케미컬의 이같은 공격적인 가격 인상 조치는 치솟는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을 반영한 것이다.
이스트만 코닥(EK)은 자사주 매입을 호재로 14.7% 뛰었다.
코닥은 이날 1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상장주식의 25%에 해당되는 규모다.
코닥은 미국 국세청(IRS)로부터의 환급받은 5억8100만달러와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자사주 매입 비용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소비심리 `꽁꽁`..16년 최악
미국의 소비 심리는 고유가와 고용시장 위축, 주택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16년래 최저 수준으로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의 58.1(수정치)에서 50.4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2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6.0도 하회한 것이다.
향후 6개월 뒤의 체감경기를 의미하는 기대지수가 전월의 47.3에서 41.0으로 떨어졌다. 이는 사상 최저치다.
현재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동행지수는 74.2에서 64.5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들은 향후 12개월 동안 물가가 7.7%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0개 대도시 집값 사상최대 하락
미국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지난 4월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미국의 주택가격은 지난 2004년 수준으로 떨어졌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가격 지표인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에 따르면 20대 대도시의 4월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대비 평균 15.3% 급락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 지수가 발표되기 시작한 이래 최대 낙폭. 라스베가스와 마이애미, 피닉스의 주택가격이 25% 이상 급락,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 차압이 늘어나고 대출 여건이 강화되면서 주택 경기가 여전히 바닥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지난 2003년~2006년 52% 가량 오른 뒤 주택 및 신용 시장의 침체로 지난 2007년 1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주택가격이 정점에서 20~30% 떨어진 지점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미국의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은 같은 기간 주택가격이 전년동기대비 4.6%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월에 비해서는 0.8% 하락했다. 이는 3월 0.4%보다 큰 하락폭으로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5%보다도 낙폭이 확대된 수준이다.
◇리치몬드 제조업 경기 `악화`
리치몬드 지역의 제조업 경기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은 6월 제조업 지수(계절 조정치)가 전월의 -3에서 -12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6도 하회한 수준이다. 이 지수는 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