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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일제 하락..`금융주 주도`

김기성 기자I 2008.05.14 01:18:25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1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세를 타고 있다.

`월가의 족집게 애널리스트`인 오펜하이머의 메리디스 휘트니가 골드만삭스 등 월가 4대 증권사의 이익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금융시장이 정상과 거리가 멀다"고 발언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 영향으로 금융주가 동반 하락하면서 주요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내놓은 2분기 주당순이익 예상치가 기대치에 못미친 것도 악재로 등장했다.

사상 최고가 행진을 다시 가동한 국제 유가와 휴렛패커드의 EDS 인수가격인 139억달러가 과도하다는 평가들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초반 투자가들에게 안도감을 심어준 4월 소매판매의 선방은 반짝 호재에 그쳤다.

오전 11시54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800.51로 전일대비 75.80포인트(0.59%)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67포인트(0.39%) 밀린 2478.82를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99.43으로 4.15포인트(0.30%)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물 인도분 은 전일대비 배럴당 2.32달러 오른 126.5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휘트니, `이번엔 월가 4대 증권사`..이익 일제 하향

오펜하이머의 간판 애널리스트인 메리디스 휘트니가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모간스탠리 등 월가 4대 증권사의 이익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금융주가 동반 내림세다.

휘트니는 "이들 회사의 전반적인 사업이 약화되고 있다"며 "시장에서 반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부진한 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휘트니는 메릴린치의 2분기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종전의 1달러에서 20센트로 대폭 낮추면서 `시장수익률 하회` 투자의견을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4.09달러에서 3.48달러로, 모간스탠리는 1.44달러에서 0.094달러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리먼브러더스의 전망치은 주당 1.10달러에서 0.72달러로 수정했다.

휘트니는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리먼브러더스에 대해서는 `시장수익률` 투자의견을 매겼다.

골드만삭스(GS)는 1.2% 하락세다. 메릴린치(MER)와 모간스탠리(MS)는 각각 1.6%와 2.3% 떨어졌다. 리먼브러더스(LEH)는 3.7% 밀렸다.

씨티그룹(C)과 JP모간체이스(JPM)도 각각 1.7%와 2.6% 뒷걸음질쳤다.

◇버냉키 "금융불안 해결 안됐다"

벤 버냉키 의장의 발언도 금융주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조지아주 시아일랜드에서 아틀란타 연방은행 주최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 "금융시장은 개선되고 있지만 정상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면서 ""금융시장의 불안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금융회사들이 자본 확충과 위험 관리 강화를 통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입찰방식을 통한 유동성 공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신용위기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났다`는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의 발언과 견해차를 드러내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의 뉘앙스가 훨씬 부정적이다.

그는 "자산의 증권화에 기반을 둔 많은 시장이 위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리보(런던은행간금리)를 포함한 리스크 스프레드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의장은 "연준의 노력들이 일정부분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했다"며 "금융위기를 끝나기 위한 특효약은 없다"고 강조했다.

◇월마트, HP `하락`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MT)는 1분기 순이익이 월가 전망치를 넘어섰으나 2분기 예상치가 기대치에 못미치면서 2.1% 밀렸다.

월마트는 2분기 주당순이익을 78~81센트로 제시했으나 월가 전망치인 81센트에 턱걸이 하는 수준이다.

세계 최대 개인용컴퓨터(PC) 제조업체인 휴렛패커드(HP)는 세계 2위 컴퓨터 서비스업체인 EDS를 139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인수 가격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6% 급락세다.

HP의 움직임은 세계 최대 컴퓨터 서비스업체인 IBM에 도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HP 서비스 사업부의 매출은 지금의 두배인 400억달러로 늘어 PC사업부와 맞먹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비스시장 점유율이 현재 5.3%에서 7.2%로 높아져 IBM에 필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DS는 1.5% 상승세다.

◇美 4월 소매판매 0.2%↓..`예상상회`

미국의 4월 소매판매가 자동차 판매 부진 탓에 감소하긴 했으나 월가 전망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계절조정) 증감율이 전월의 0.2%에서 -0.2%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3%는 웃돌았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0.5% 늘어나 기대치인 0.2%를 비교적 크게 상회했다. 이는 미국 정부의 세금환급이 상당부분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美 4월 수입물가 1.8%↑..`고유가 여파`

미국의 4월 수입물가가 고유가 여파로 1.8%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 4월 수입 석유제품 가격은 4.4% 증가했다. 비(非)석유제품 가격도 1.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원유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증가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美 3월 기업판매>생산..재고 `예상하회`

3월 기업재고가 0.1% 늘어나는데 그쳐 최근 1년래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5%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기업판매는 1%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업판매 대비 재고비율은 전월의 1.28에서 1.27로 하락했다. 생산이 판매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 것. 경기침체에 대비한 기업들의 생산 조정 및 감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기업들이 향후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여지는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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