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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랠리..`금리인하 기대`

전설리 기자I 2007.11.29 02:13:53

다우 1만3000선 탈환
콘 부의장 "통화정책 유연해야"..`금리인하 시사`
기존주택판매 `8년 최저`-내구재주문 세 달 연속 감소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8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이틀째 랠리를 펼치고 있다. 다우 지수는 200포인트 이상 치솟으며 1만3000선을 탈환했다.

전날 씨티 호재로 되살아난 투자 심리가 도날드 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에 추가 탄력을 받은 모습이다.
 
콘 부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대외관계위원회 연설에서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다"며 "이같은 시기에는 연준의 유연하고 실용적인 정책 수행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몇 주간 신용 시장의 상황이 예상보다 악화됐다"며 "금융권의 동요가 가계와 기업들의 대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페드 와처들은 콘 부의장의 이날 발언이 내달 11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날 발표된 부진한 경제지표도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지했다.

10월 기존주택판매는 8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미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택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내구재 주문은 세 달 연속 감소, 제조업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웰스파고의 손실 규모와 프레디맥의 배당금 삭감, 베어스턴스의 감원 등 신용 악재가 속출했지만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오전 11시51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178.82로 전일대비 220.38포인트(1.73%)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7.45포인트(2.23%) 오른 2638.25를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1453.74로 25.51포인트(1.79%) 올랐다.

국제 유가는 92달러대로 떨어졌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37달러 내린 92.05달러를 기록중이다.

달러는 전날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110.29엔으로 전일대비 1.32엔(1.21%)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4748달러로 0.80센트(0.54%) 하락했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상승세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99%로 전일대비 3.8bp 올랐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6.2bp 상승한 3.14%를 기록중이다.

◇씨티그룹·웰스파고 등 금융주 `상승`

미국 최대 은행 씨티그룹을 비롯한 금융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씨티그룹(C)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BAC)가 각각 6%, 1.8% 올랐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를 인용, 한 유력 투자 은행가가 비공식적으로 씨티그룹과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합병안을 제안했지만 씨티 이사회가 일고의 여지 없이 합병안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웰스파고(WFC)는 손실 규모 발표에도 불구하고 5% 상승했다.

미국 4위 은행인 웰스파고는 4분기 주택 관련 대출 손실로 14억달러의 세전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레디맥(FRE) 역시 배당금을 줄이겠다고 밝혔음에도 14.7% 뛰었다.

3분기 20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순손실을 기록한 프레디맥은 배당금을 절반으로 줄이고 자본금 증액을 위해 60억달러의 우선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어스턴스(BSC)는 추가 감원 소식에도 4%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베어스턴스가 런던과 뉴욕에서 추가 감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감원은 지난달 29일 발표한 300명 감원에 이은 추가 조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블루칩인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이 3.9% 상승했고, 골드만삭스(GS)와 메릴린치(MER)도 각각 4.9%, 7.3% 전진했다.

◇주택경기 `최악`..10월 기존주택판매 `8년 최저`

핵심 주택경기 지표인 기존주택판매 10월 실적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위기 여파로 8년래 최저치에 머물렀다.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는 10월 기존주택판매가 전월대비 1.2% 줄어든 연율 497만채(계절조정)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1999년 이후 최저치로 8개월 연속 감소세다. 그러나 마켓워치가 집계한 전망치인 연율 485만채는 웃도는 수준이다.

기존주택판매 재고는 1.9% 늘어난 445만채로 역시 8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판매 대비 10.8개월치에 해당한다. 특히 단독주택재고는 10.5개월치로 22년래 최고치에 올라섰다.

기존주택 판매가격(중간값)은 20만7800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1% 떨어졌다. 이는 사상 최대 하락폭이다.

NAR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로렌스 윤은 "주택판매가 추가로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주택판매의 감소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경제 침체(recession) 리스크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구재주문 세 달 연속 감소

미국의 내구재 주문이 세 달 연속 감소했다.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경기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상무부는 10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대비 0.4%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1%보다 감소폭이 큰 수준이다.

종전 1.7% 감소한 것으로 발표됐던 9월 내구재 주문은 1.4% 감소로 상향 수정됐다.
 
부문별로 변동성이 큰 방위재 주문이 군용 선박 주문 등에 힘입어 16.1% 급증했다. 그러나 방위재 주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9% 줄었다.

운송 장비 주문은 미국 국방부로부터의 주문에 힘입어 0.2% 증가했다. 그러나 민간 항공기 주문과 자동차 주문은 각각 5.2%, 1.4% 감소했다.

기업의 설비투자를 의미하는 핵심 자본재 주문은 2.3% 줄었다. 지난 2월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컴퓨터와 전자제품 주문도 8.4% 줄어 1년래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

10월 내구재 출하는 0.6% 늘었고, 재고는 0.3% 증가했다.

UBS증권의 제임스 오설리반 이코노미스트는 "내구재 주문 수치가 꽤 부진하다"며 "향후 수 분기간 성정세가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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