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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하락..`급등 부담+실적 우려`

전설리 기자I 2007.09.21 06:43:46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0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이틀간의 `버냉키 랠리`를 접고 하락세로 마감했다.

실적과 지표의 호재와 악재가 겹친 가운데 이틀 연속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지수를 압박했다. 다우지수는 수차례 보합권까지 오르며 상승 시도를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며 결국 하락세로 마쳤다.

이날 발표된 대형 투자은행들의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골드만삭스는 순익이 79%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지만 베어스턴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직격탄의 맞으며 10년래 최악의 순익 감소를 겪었다.

8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는 월가 예상치를 밑돌며 경제 성장 둔화를 시사했다. 반면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는 7주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주간 고용시장이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9월 필라델피아 제조업경기도 전달의 부진을 딛고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페덱스는 고유가와 경제 둔화 가능성을 들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증언에서 주택 차압 및 채무 불이행이 앞으로 더 증가, 모기지 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최근 신용 시장과 금융 시장의 동요를 헤쳐나갈 수 있을 정도로 강건하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아울러 "인플레이션의 안정과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필요하면 행동에 나설 것(act as needed)"이라는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내용을 재차 확인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766.70으로 전일대비 48.86포인트(0.35%)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654.29로 12.19포인트(0.46%)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0.28포인트(0.67%) 밀린 1518.75에 마쳤다.

국제 유가는 나흘째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91달러(2.3%) 오른 83.84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장중 한때 83.90달러까지 치솟아 7거래일 연속 장중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달러가 유로 대비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지며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098달러까지 치솟았다. 유로/달러 환율이 1.4달러를 넘어선 것은 1999년 유로화 도입 이래 처음이다.

국채수익률이 인플레이션 우려로 급등 마감했다.(가격 급락)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71%로 전일대비 16.6bp 급등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11.8bp 오른 4.11%로 마쳤다.

◇골드만삭스·베어스턴스·페덱스 `하락`

실적 호조로 장중 상승세를 탔던 골드만삭스(GS)가 0.9% 하락 마감했다.

골드만삭스는 3분기 순익이 28억5000만달러(주당 6.13달러)로 전년동기 15억9000만달러(주당 3.26달러) 대비 7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주당 4.35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베어스턴스(BSC)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25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로 0.1%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날 베어스턴스는 3분기 순익이 1억7130만달러(주당 1.16달러)로 전년동기 4억3760만달러(주당 3.02달러) 대비 61%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98년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세계 최대 택배업체인 페덱스(FedEx, FDX)는 2.8% 미끄러졌다.

페덱스는 이날 1분기 순익이 4억9400만달러(주당 1.58달러)로 전년동기 4억7500만달러(주당 1.53달러) 대비 4%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주당 1.54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페덱스는 그러나 고유가와 미국 경제 둔화 가능성을 들어 2분기 및 올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서킷 시티(CC)도 2분기 예상보다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으로 18.0% 떨어졌다.

◇8월 경기선행지수 `경제 둔화 시사`

미국의 8월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가 월가 예상치를 밑돌며 경제 성장 둔화를 시사했다.

미국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8월 경기선행지수가 0.6% 하락했다고 밝혔다. 월가는 당초 8월 경기선행지수가 0.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컨퍼런스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단기간 경제 성장이 이어지겠지만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택 시장 침체에 따른 가계 자산가치 하락으로 소비 심리와 기업들의 자신감이 위축될 것"이라며 "가계 자산가치 하락이 고용 시장 둔화와 맞물릴 경우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문별로 보면 10개 선행지표중 총통화량만 상승했다. 소비자 기대심리와 실업수당청구건수, 주가, 건축허가건수 등 8개 지표는 하락했다.

한편 컨퍼런스보드는 전월의 경기선행지수를 0.4%에서 0.7%로 상향 조정했다.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 `7주래 최저`

미국의 주간 고용시장이 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가 전주대비 9000명 감소한 31만1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주래 최저 수준으로 월가 예상치도 하회하는 수준이다.

변동폭을 줄여 추세를 보여주는 4주 평균도 32만750명으로 3500명 줄어 4주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1주 이상 실업수당청구건수는 254만명으로 5만3000명 감소했다. 이는 7주래 최저 수준이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와 금융시장 동요가 고용시장도 끌어내릴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모기지 업계의 감원 열풍에도 불구하고 주간 고용시장은 건재한 것으로 분석됐다.
 
◇9월 필라델피아 제조업경기 `확대`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의 9월 제조업 경기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9월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0(제로)에서 10.9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6을 크게 상회한 것이다.

신규 주문 지수는 전월의 7.1에서 15.1로 상승했다. 선적 지수도 12.4에서 16.9로 올랐다. 가격지불지수는 15.4에서 23.1로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지수는 35.7로 변함이 없었다.

특별 추가된 질문에서는 3분의 2의 기업들이 최근 주택 시장 침체와 금융 시장 동요가 사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했다. 11%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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