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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현물매도·선물매수..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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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인 기자I 2004.10.04 07:35:49

"단기 수급호조 기대로 상승에 배팅" 분석 우세
`선물 추가매수 한계` 지적도..전고점 부근이 분수령

[edaily 김경인기자] 10월의 출발선을 끊은 지난 1일 외국인의 폭발적인 매수로 선물시장이 기분좋은 긴 양봉을 그렸다. 누가샀든 오르는 지수가 반가운 것만큼은 사실이나, 최근들어 현물은 지속적으로 매도하는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시장이 펀더멘털 없이 수급에 의해 등락을 거듭하는 패턴이 지속되고 오늘의 호재가 내일의 악재로 둔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선물 외국인의 경우 베이시스를 통해 프로그램을 좌지우지해, `매수`로 방향을 선회한 것인지 혹은 곧 청산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외국인, 1만4천계약 매수 누적..풋옵션 `매도` 추석연휴 직후 선물을 4453계약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다음날인 1일 6794계약 순매수를 추가했다. 최근 수천계약대의 포지션을 쌓을 경우 다음날 청산에 나섰던 것과 달리, 이틀간 1만1247계약 순매수를 기록해 1만4000계약 가까이 누적 순매수를 쌓았다. 지승훈 대투증권 차장은 "이틀간 강력한 순매수로 외국인 선물 누적 순매수가 1만3770계약에 달한다"며 "이는 올초 1월7일 1만4325계약 이후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현물시장에서는 닷새째 매도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간 우려를 자아냈던 풋옵션 매도 역시 한 풀 꺾였다. 지난 9월1일부터 22일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풋옵션을 매수했으나, 23일 이후 매도로 청산에 나선 것. 이에 따라 `추가상승으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최지환 세종증권 선임연구원은 "30일의 경우 포지션 청산이 보다 강했던 것으로 보이나, 1일은 미결제약정 증가를 동반해 대부분 신규매수"라며 "현물매도를 보이는 점이 부담이나, 선물옵션시장에서의 매매패턴을 볼 때 단기적으로 방향성을 위로 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ELS연관 물량이 유입되는 상황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방향성 베팅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해와 달리 ELS상품이 보다 다양해져 선물 수요가 당시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 `상승`에 베팅..긍정적 수급에 기대 전문가들은 `선물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급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한다. 국제유가가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장기적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고, 경기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급의 경우 긍정적인 요소들을 찾아낼 수 있다. 최근 매도·매수차익잔고가 대다수 정리돼 프로그램 매수에 여력이 있고, 연기금의 자금집행으로 현물 실탄증가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최지환 선임연구원은 "기업이익 측면의 모멘텀을 찾기 어렵고 경기또한 3~4개월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수급이 긍정적이라는 점이 외국인의 시각을 끈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리로 국내증시가 돋보이는 상태에서, 연기금 자금집행이 가속화되는 점도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황정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상이한 매매패턴을 볼 때 현물과 선물의 외국인 투자주체가 각기 다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물 매도가 차익실현 성격이라면, 선물 매수는 다분히 기술적인 측면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전일 20일 이평선(107.4p)이 지켜졌고 저항대도 극복하면서 기술적 매수신호가 지속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 추가 매수여력 적어..전고점이 분수령 다만 외국인의 강력한 선물 순매수를 기대하기는 시기상조일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 이전에 대량매도에 나섰던 것으로 매매패턴이 바뀐 것으로 확신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1만계약 이상 누적 포지션을 쌓아 추가 매수여력도 크지 않다. 황정현 연구원은 "강력한 순매수임에는 틀림없으나, 고유가와 경기부진 등 펀더멘털 요인은 긍정적이지 않다"며 "실질적인 상승모멘텀이 없고 1만계약 이상 포지션을 쌓을 경우 추가로 사는 경우도 많지 않아, 급격한 매수가 더해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번주 시장은 `외국인 선물매수와 연기금 자금집행` 대 `현물매도와 유가부담` 등의 역학관계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라며 "직전고점인 111.8포인트 근처에서 외국인 매매 방향도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내다 봤다. 심상범 대우증권 과장은 "현물과의 관련성은 적지만, 옵션쪽도 같이 포지션을 변경해 전반적인 기조 변경이 의심된다"면서도 "8월 중순이후 3주이상 반복됐던 `집중 신규매수-분산 전매도`의 재연일 수 있고, 이미 매도한 현물의 대체 투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위원 역시 "추석이후 부터 선물을 의미있게 매수하고 있고 풋옵션 매수도 정리하고 있어 포지션을 상승쪽으로 잡고 있다"면서도 "전고점이 지수에 저항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이 근방에서 외국인이 포지션 정리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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