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폭염·가뭄에 일본 쌀값 또 급등…쌀 대신 '냉동면' 인기[食세계]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은비 기자I 2025.09.07 08:00:00

지난달 11~17일 기준 쌀값 전년比 45%↑
폭염에 쌀 품질 저하 등 상승세 지속 전망
쌀 대체할 냉동면 수요 늘어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일본에서 고온과 가뭄의 영향으로 쌀 부족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쌀값 상승세가 햅쌀 출하 이후에도 유지되며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쌀을 대체할 수 있는 냉동면 등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쌀 매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6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은 일본 농림수산성을 인용해 지난달 11~17일 기준 일본의 쌀 평균 소매가격(5kg)이 3804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2623엔) 45%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5년산 햅쌀이 점차 매장에 나오고 있지만, 올해도 폭염으로 물 부족이 심각한 지역이 발생하며 소매가격은 5kg당 4000엔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쌀값 급등에 따라 따라 쌀을 대체할 수 있는 가정용 냉동·냉장 면류의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후지경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냉동면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6% 증가했고, 냉장면도 0.4% 늘었다.

고베시에 본사를 둔 켄민 푸드(Kenmin Foods)는 약 22억 엔을 투자해 2000㎡ 규모 부지에 조리용 대형 냄비 등 제조 설비를 새로 도입하고 2025년 말까지 냉동 쌀국수(일본식 당면) 생산 능력을 현재의 1.3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의 쌀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구 감소와 농가의 고령화로 인해 쌀의 연간 생산량은 1960년대 약 1400만 톤을 정점으로 줄어들며, 2024년에는 735만 톤에 그쳤다. 2025년에는 주식용 쌀이 증산될 전망이지만, 그만큼 사료용이나 일본주·소주·된장 등에 쓰이는 가공용 쌀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늘더라도 폭염으로 인한 품질 저하가 우려되며, 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이러한 상황이 일본 소비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쌀 수입 증가가 기대되지만, 일본은 수입 쌀에 대해 1kg당 341엔(HS코드 1006.10.090 기준)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햅쌀 가격과 수요 균형에 달려 있다. 쌀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면류를 중심으로 한 대체 식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비·운송비·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저렴한 해외 제품을 찾는 소비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일본은 쌀 부족 문제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이미 장기적인 소비 감소가 이어져 왔기 때문에 가격 급등이 지속된다면 소비 감소세가 더 심화할 가능성도 있다. 건강 지향과 다양한 식문화 확산을 배경으로 쌀 대체품 수요는 앞으로도 확대될 여지가 크다.

코트라 관계자는 “이번 쌀 수급 문제는 일본 식문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산업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