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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옥중수상 모하마디 "민주·자유·평등 위한 노력 멈추지 않을 것"

박종화 기자I 2023.10.07 03:18:05

프랑스 망명 16살 아들 "이란 국민·투쟁 위한 상"
이란 외무부 "편향적·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 비난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옥중에서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51)가 “민주주의, 자유, 평등의 실현을 위한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모하마디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이란 인권 운동도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의 인권 운동가인 나르게스 모하마디. (사진=AFP)


모하마디는 노벨상 수상이 발표된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를 통해 “나는 이란의 용감한 어머니들과 함께 여성 해방이 이루어질 때까지 억압적인 종교 정부의 무자비한 차별과 폭정, 성별에 따른 탄압에 맞서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벨평화상은 나를 더 강인하고 결연하고 희망적·열정적으로 만들 것이고 더 빠르게 움직이도록 만들 것”이라며 “이러한 (국제적) 인정을 통해 변화를 원하는 이란인들의 시위가 더 강해지고 조직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기자 출신인 모하마디는 199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여성의 권익 보장과 재소자 인권 옹호, 사형제 폐지 등에 목소리를 내왔다. 지금까지 모하마디가 선고받은 징역형 형기와 태형 대수를 합치면 각각 31년, 154대에 달하지만 모하마디는 굴하지 않았다. 모하마디는 지난해에도 반정부 선전물을 유포했다며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이날 모하마디를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모든 사람의 인권과 자유를 증진하고 이란의 여성 억압에 맞서 싸운 모하마디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정치·사상적 이유로 수감 중인 양심수가 노벨평화상을 옥중 수상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모하마디의 남편 타히 라흐마니도 민주화 운동가로 지금은 프랑스에서 망명 생활 중이다. 아들 알리 라흐마니는 “노벨상은 엄마만을 위한 상이 아니다. 이란 국민을 위한 것이고 투쟁을 위한 것이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모하마니의 수상이 더욱 뜻깊은 것은 지난달 16일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1주기였다는 점 때문이다. 당시 여성 수만명이 ‘여성·생명·자유’를 외치며 이란 거리를 뒤덮었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은 여성에 대한 이란 신정(神政)정권의 차별과 억압에 맞서 시위를 벌인 수십만명에게도 수여된다”고 밝혔다. 모하마디의 여성 인권운동 동료이자 역시 2003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시린 에바디는 “(이번 수상으로) 나르게스와 다른 정치범이 석방되는 데 도움이 되고 모든 이란인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자국 반체제 활동가의 노벨상 수상에 이란 정부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란 외무부는 “노벨위원회는 반복적인 위법·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상을 줬다. 이는 편향적이고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란 국영통신사 IRNA는 “노벨평화상은 서구와 오랫동안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에 압력을 가하는 수단이 됐다”고 폄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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