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의 인력 채용 동향 전언이다. 최근 바이오 투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투자업계에서도 관련 부문 내 인력 조정이 일어나는 모양새다. 바이오 투자 집행이 줄어든 만큼 관련 심사역이 사실상 유휴인력이 되는 분위기라는 평가다.
최근 벤처투자업계는 자금줄이 말라 활력을 잃은 상황이다. VC업계가 의지해오던 모태펀드 등 정부 자금 출자 규모도 급감한 데다, 공제회와 연기금 등 자본시장 큰손들도 VC 출자 리그를 열지 않으면서 경영난을 겪는 VC가 적지 않다.
자금 여력이 줄어든 VC들이 전반적으로 자금을 풀기 쉽지 않은 가운데, 특히 바이오 부문에 대한 투자를 더 줄이는 분위기라는 평가다. 대부분의 VC 내부 투자심사위원회에서 바이오부문 투자 기준을 크게 상향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약 개발 및 임상 과정에 리스크가 높아 회수가 불투명할 가능성이 있는 곳은 아예 투심위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 VC 심사역은 “상반기 사내 투심위 문턱을 넘은 바이오 투자건이 없다. 전반적으로 VC 업계에 자금이 말라서 투자를 신중하게 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바이오 쪽은 정말 기반이 있는 곳이 아니라면 올려도 투심위에서 100이면 100 깨진다”며 “바이오 전담하는 인력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VC 업계에서는 당분간 바이오 부문 ‘유휴인력’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2018년 전후 ‘바이오 붐’ 시기를 맞아 바이오 벤처 기업도 크게 증가했고, 전문 투자 VC 숫자도 크게 늘었다. 이 시기에 VC 및 PE로 신규 유입된 바이오 관련 심사역들이 투자 위축기에 커리어 갈피를 잡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또 다른 VC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 심사역 소개 부탁을 받으면 ‘바이오만 아니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고, 관련 투자 이력이 많아도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기존에 업계에 유입됐던 심사역 수가 적지 않은데, 당분간은 그 인력들 사이에서도 향후 커리어 전환이나 방향성을 어떻게 잡아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바이오나 제약사 등으로 넘어갈까를 고민하는 사례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그쪽 업계 분위기가 어려워서 인력 채용도 많지 않은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