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가들의 만남을 봤다. 카카오웹툰에서 최근 연재를 시작한 ‘무자비하게도’가 그 주인공이다. ‘도사랜드’, ‘괴물 같은 아이돌’ 등의 스토리를 맡았던 이원식 작가(글)와 ‘브레이커’로 대변되는 박진환 작가(그림)의 만남. 첫화부터 높은 작화 퀄리티로 독자들을 시선을 끌었는데, 스토리 역시 처음부터 몰입감을 키웠다.
‘무자비하게도’는 과거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던 ‘형제복지원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형제복지원은 1970~80년대 거리의 부랑자들을 교화한다는 명분으로 일반인들까지 가둬 놓고 인권을 유린했던 곳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망자만 5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우리나라 최악의 학살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실화를 모티브로 하되, 극을 이끄는 주인공은 철저히 판타지스럽게 설정했다. 이른바 ‘먼치킨’ 캐릭터인 전직 북파공작원 ‘도장곤’을 내세웠는데, 수십명이 있는 폭력조직을 단신으로 붕괴시킬 정도로 ‘판타지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다. 우리가 뻔히 알고 있는 실화의 내용에 먼치킨 주인공의 접목은, 독자들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부여한다.
스토리는 북파공작원 출신 인간 흉기 ‘도장곤’이 양팔을 다친 상태로 인권유린과 노동착취를 일삼는 ‘대산복지원’(형제복지원 모티브)에 잡혀 들어간다. 하지만 도장곤의 팔은 한달이 돼야 완치가 되는 상황. 원장과 두 아들이 좌지우지 하는 일종의 ‘감옥’에서 도장곤은 버티면서 양팔의 완치까지 기다려야 한다. 현재까지는 불합리한 억압을 받는 주인공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추후 회차에서는 주인공 도장곤이 먼치킨 캐릭터에 걸맞는 활약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때 독자들은 상당한 재미를 느끼게 된다. 또 작가들의 뛰어난 역량으로 매순간 긴장감 있는 전개와 연출도 일품이다. 향후 스토리 전개에 기대가 모아지는 작품이다. 현재 연재를 시작한 지 한달 정도 지났는데 벌써 누적 조회 수 300만회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