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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조사 때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물가 전망치가 5.1%로 낮아진 것은 이번달 물가부터 5% 초반대로 상승폭이 꺾일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1월 물가상승률이 10월보다 상당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11월 소비자물가(전년 동월 대비)가 전년동월대비 5.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11월 물가가 지난 4월(4.8%) 이후 7개월 만에 5%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11월(3.7%) 이례적으로 높았던 소비자물가의 기저효과와 환율·에너지 가격의 안정적인 흐름 등을 이달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배경으로 꼽았다. 그간 물가 상방 위험으로 지목돼왔던 원·달러 환율은 10월 1400원대에서 11월 1300원대로 하락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1월 물가 상승률은 5.0% 수준으로 예상한다”면서 “ 작년 11월 높은 물가의 기저효과가 있고, 이달 들어 원화 가치가 반등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가도 떨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이달 둘째주 배럴당 90.7달러에서 넷째주 80.8달러로 하락했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는 변동성이 있지만 80~90달러대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환율 안정, 중국의 코로나 확산 등에 원유도입단가는 하락하고 있어 전반적인 물가 하방 압력이 더 크다”면서 “내년 1분기 4%대 하락을 예상하고 있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올 12월 물가가 4%대 후반으로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1월 물가 수준에 상관없이 향후 물가 하락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달 전만 해도 내년 1분기까기 5%대 물가가 이어질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지만, 이달 뜰어선 늦어도 내년 3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낮아질 것이란 시각이 많아졌다. 월 단위 물가가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수준인 2%대로 낮아지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전망치로 3.4%를 제시했다. 한은(3.6%)을 비롯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9%), 국제통화기금(IMF, 3.8%), 한국금융연구원(KIF, 3.5%) 등 주요 기관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승훈 연구원은 “글로벌 식료품 가격, 에너지 가격 등의 전년 대비 상승률 둔화가 원화 강세와 맞물리면서 물가 하방 압력이 크다”며 “내년 노동시장 악화를 고려하면 임금 상승 압력도 낮아져 외식 등 서비스 물가도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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