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매체 CNBC는 23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이 지난 198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렇게 보도했다.
CNBC가 인용한 LMC 오토모티브의 집계를 보면,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국 신차 시장에서 10.7%의 점유율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0%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은 2019년과 2020년 당시에는 각각 7.8%, 8.4%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제네시스 브랜드를 모두 합친 수치다.
두자릿수 점유율을 올린 속도는 경쟁사들을 앞선다. 이를테면 1957년 미국에 진출한 일본 도요타는 2002년에야 점유율 10%선을 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의 성장세가 도요타보다 10년은 빠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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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인 전기차는 크게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는 “현대차는 올해 3분기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올해 전문가들이 전망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점유율은 9.2%다. 전년(4.7%) 대비 큰 폭 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다.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의 제이크 피셔는 “현대차와 기아가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때는 값이 싸다는 평가만 받았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가성비가 좋은 차에서 매우 경쟁력 있는 차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텔루라이드, 팰리세이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아이오닉5 같은 전기차가 선전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이미지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변수는 IRA다. CNBC는 “현대차 바이어들은 IRA 시행에 따라 전기차 구매와 관련한 세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다.
바이든 정부가 공포한 IRA는 미국산 배터리와 핵심 광물 등을 사용한 전기차만 약 7500달러 보조금 혜택을 주도록 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은 한국에서 생산한 뒤 수출하고 있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의문이라는 게 CNBC의 진단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기공식에서 CNBC와 만나 “IRA는 매우 도전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고객들의 선택에서 우리에게 다소 제약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장 사장은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매우 견고한 계획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