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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체가 수출에 성공하면 이에 대한 기술료를 내는데, ADD 연구원의 사기 진작 등을 위해 기술료의 50% 이상이 연구원 인센티브로 활용되고 있다. 이같은 기술료는 다른 정부기관들도 보유 기술을 민간이 사업화 할 때 징수하고 있다. 해외 주요 국가에서도 기술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 기술료 징수…‘2%+10%’안에 업계 우려
방사청이 최근 방산업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공개한 ‘국방과학기술료 산정·징수 방법 및 징수 절차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규정과 달라지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누적 기술료 징수 한도를 기존 정부 투자 개발비의 100%에서 60%로 하향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10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무기체계 수출시 기존에는 업체가 내야하는 누적 징수액이 1000억원이었다면, 내년부터는 600억원까지만 내고 그 이후에는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다수 업체의 누적 기술료 징수액이 60%에 다다르기에는 한참 모자란 상황이어서 기술료 감면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문제는 다른 하나인 기술수출 ‘착수기본료’ 상한을 설정해 정부투자 개발비의 10%까지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기술료 고시에서는 정부 투자를 통해 확보한 무기체계 기술의 국외 이전시 대당 순 판매가의 2%에 더해 착수기본료를 내도록 하고 있다. 착수기본료는 고시에서 정한 산술식에 따른다.
그러나 이번 고시에서는 착수기본료라는 명칭을 ‘자료제공비’라고 바꾸고, 그 기준을 정부 투자 개발비의 최대 10%로 정했다. ADD가 연구개발하고 한화디펜스가 양산한 K9 자주포에 정부는 당시 86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업체가 이를 해외에 대당 40억원에 40대를 수출하고 현지에 기술을 이전할 경우 자료제공비 86억원에 대당 8000만원을 더한 118억원의 기술료를 내야 한다는 얘기다.
◇“선진국 수준 기술료 영구 면제 필요”
그간 정부는 국내 방위산업 성장 둔화와 방산 수출 시장 경쟁 심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세계 경제 위축 등을 이유로 기술료를 깎아줬다. 2013년부터 기술료 감액 범위를 확대해 2019년부터는 전액을 면제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방위산업 수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기술료 감면 조치로 인한 가격 경쟁력 상승이 한몫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2020년까지 30억 달러 규모를 유지하던 방산수출액은 2021년 72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170억 달러를 넘어서 200억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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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미국은 해외업체에게 회수불능비용(NRC)을 부과하고, 자국 업체 수출 시 기술료를 공제한다. 영국은 최초부터 수출을 목표로 개발 시 기술료를 면제하고, 이스라엘 역시 국방부 소유의 지식을 활용한 최종제품 판매시 기술료를 요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현재 이스라엘은 방산 전체 생산액의 70%가 수출이다.
이번 기술료 고시 개정에 대해 방사청은 “수출 기술료 고시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착수기본료를 계산할 경우 정부 투자 개발비의 10%가 넘는 기술료가 발생한다”면서 “업계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10%라는 상한선을 정하고 누적 징수액도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10%라는 기준을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