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역대 최연소로 축시를 낭송하고, ‘타임지’ 선정 ‘2021년을 빛낼 인물 100인’에 선정된 어맨다 고먼. 스물 넷의 젊은 시인은 순식간에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시인은 시집 전반에 걸쳐 끊임없이 ‘우리’를 부른다. 자신의 자리에서 바라본 팬데믹 시대의 아픔, 절망, 상실, 고통을 이야기하면서도 슬픔에 빠진 우리를 일으켜 세워 앞으로 나아가자고 촉구한다.
“우리는 낱말을 방주에 넣는다/ 그 외에 그걸 어디다 두겠나?/ 우리는 계속 말하고 쓰고 희망하고 살고 사랑하고/ 싸운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재난 너머를 믿는다”(‘우리가 지닌 것’ 중)
고먼은 청각처리장애를 갖고 있다. 외면당하고 배제돼온 소수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그의 시에 다양한 소수자들의 모습과 목소리가 담겨있는 이유다. 하지만 시인은 소수자와 약자에게 가혹한 현실에 분노하기보다 그런 혐오가 우리 모두를 갉아먹고 있음을 지적하며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회복의 길은 배척과 혐오가 아니라 연대와 사랑이라는 시인의 메시지는 지금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