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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군대 철수중" 미 "언제든 침공"…또 우크라 공방전

김정남 기자I 2022.02.17 05:41:41

미국 예상한 공습일 16일…양측 날선 공방전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서방 진영과 러시아의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의 군대를 철수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두고 서방 진영은 여전히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제공)


러시아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남부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철로를 이용해 원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군사 장비를 실은 열차가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지역이다. 러시아 남부군관구에 속한다.

국방부 이어 “서부군관구 소속 전차부대 군인들이 정례 훈련을 끝낸 뒤 탱크와 장갑차의 열차 적재를 마무리하고 1000㎞ 떨어진 기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서부군관구 부대는 우크라이나 동부 인근에서 훈련해 왔다.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예상일로 지정한 16일이 됐음에도 러시아는 오히려 군대를 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군대 철수를 공개하고 있음에도 서방 진영이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데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의 러시아군을 약 15만명으로 추정하면서 “언제든 침공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서방의 히스테리가 절정에 이르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가 인내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서방 진영은 이날도 “철군 징후가 없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MSNBC에 나와 “우리는 어떠한 군대 철수도 보지 못했다”며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매우 위협적인 방식으로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군 철수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또 “러시아의 최근 행동은 북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더욱 단합하게 만들었고 우크라이나를 러시아에서 더 멀어지게 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목표와는 달리 러시아의 국익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취재진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에 추가 병력을 보내고 있다”며 “지금까지 긴장 완화는 없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역시 “나토는 어떠한 러시아군 축소 신호를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토는 오히려 병력을 증강하려는 기류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나토가 루마니아, 불가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에서 4개 전투단에 4000명 규모의 신규 병력을 배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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