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주력 제품인 아날로그 반도체는 차량용 또는 산업용 시장으로의 노출도가 높아 전세계 경기에 연동해서 수요가 결정된다. 이같은 특성 탓에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엔비디아나 AMD처럼 고성장주로 인정받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김 연구원은 “이처럼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르기 어려운 종목으로 알려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표면적인 이유는 호실적과 주주 이익 환원 확대의 복합적 영향 때문”이라면서 “5개 분기 연속 매출과 주당순이익(EPS)이 예상을 상회했고 분기 주당배당금(DPS)는 1.02달러에서 1.15달러로 상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전체 물량의 80%를 인하우스에서 제조한다. 로직 반도체 등의 일부 제품만 외부 위착 생산을 맡기고 있다. 따라서 주력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는 사실상 팹리스와 파운드리가 거의 한 몸인 셈이다.
김 연구원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무역 분쟁과 코로나 발발 시기 고객사와의 직접 거래 관계를 구축하고 다수의 유통 채널 협력사를 핵심적인 1~2곳으로 압축했다”면서 “이를 통해 고객사의 수요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 발발 이후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부진했던 상황에서도 2~3분기 가동률을 낮추지 않은 것으로 이어졌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에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김 연구원은 “동종 업계에서 대부분 경쟁사들이 부품 부족이 아니었다면 매출이 더욱 증가했을 것이라고 했지만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서플라이 체인 컨트롤을 통해 가수요와 실수요가 뒤섞인 시기를 잘 헤쳐나갔다”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 내에서 수요처보다 공급사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완성차 성능이 향상될수록 더 많은 아날로그 반도체 탑재가 필요하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