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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역 규제로 국내 하늘길서 당장 실증 사업 어려워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싱가포르와 미국, 영국 등에 UAM 기지를 구축하고 있고 한화시스템 역시 미국에 UAM 법인을 만들 예정이다.
국내에선 현대차그룹과 한화시스템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UAM 실증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2년 완공 예정인 싱가포르에 개방형 혁신 기지(오픈 이노베이션 랩)에 첫 번째 UAM 이착륙장을 짓는다고 발표했고 미국엔 UAM 을 포함한 미래 먹거리 분야에 2025년까지 총 74억 달러(약 8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영국에선 미래 모빌리티 기업 어반에어포트와 손잡고 세계 최초 플라잉카 전용 공항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도 이르면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UAM 법인을 만들 예정이다.
국내기업들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UAM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선호하는 양상이다. 그 요인으로는 우선 규제가 꼽힌다. 실증 사업을 진행하려면 영역이 필요한데 국내에선 규제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 안보 문제가 있어 공역 문제가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경우 비행금지구역으로 돼 있어 드론을 띄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이 비행시험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아무래도 규제 문제가 있어 실질적으로 실증 사업이 진행되기 힘든 문제가 있었다”며 “유관 부처 간 협의와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UAM이 세계적 트렌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10~20년 뒤 규제가 풀릴 것으로 보지만 한국 경우 대북 문제도 있기 때문에 규제 해제에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공역 규제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만 과도하게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증 시스템’ 마련 급선무
최근 업계와 학계에선 UAM 상용화를 위해 현 시점에서 가장 걸림돌인 부분을 ‘인증 시스템 부재’로 꼽고 있다.
항공기를 개발해서 띄우려고 할 땐 감항증명이 있어야 한다. 항공기가 안정적이라는 뜻으로 감항당국이 인증하는 제도다. 하지만 국내는 UAM과 관련해 감항증명을 받을 수 있는 인증 시스템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지금은 UAM을 만들더라도 비행을 할 수 없다.
외국의 경우 주요 감항당국인 미국 연방항공청(FAA) 및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이미 기체에 관한 안전기준을 마련 중이고, 일부 기체는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 기업도 해외에서 인증을 받아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도 인증 체계를 정립하고 신뢰성을 담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증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국내에서 개발해도 해외에 내다 팔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항공기 인증 시스템이 국제 표준이 될 수 있는만큼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세계적 흐름을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인증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구축돼야 국내에서 개발된 항공기의 산업화와 수출이 가능해지고, 안전 신뢰도가 높아진다”며 “UAM 산업이 신속하게 자리잡고 한국의 산업 경쟁력이 높아지기 위해선 인증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국내 실증 사업이 어려운 배경엔 인증 시스템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증 시스템이 없으니 실제 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재우 건국대 교수는 “초기 모델은 우리나라 인증 체계가 정립될 때까지 미국에서 개발하고 비행체를 들여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인증 체계를 셋업하고 바사(BASA·한미 간 항공안정협정)를 체결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