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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 대신 무스’ 케어푸드 다양화 반갑지만…비싼 가격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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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연 기자I 2021.05.31 05:30:00

초고령사회 성큼…갈 길 먼 고령친화식품
신세계푸드, 연하식 12종 출시, ''닥터의도시락''서도 판매
CJ프레시웨이, 원물 모양 살린 연하식 개발
고령친화식품 취급 플랫폼 적고 가격 비싸 접근성↓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국내 고령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고령친화식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20.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소화가 잘되는 성분, 형태로 만들거나 영양성분을 달리해 제조·가공한 고령친화식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저작 작용(씹는 행위)이 어려운 노년 인구를 위해 부드럽게 씹히는 음식(연화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음식을 삼키기 쉬운 연하식이 등장하면서 고령친화식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만 아직은 인지도가 낮고 가격이 비싸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이지밸런스 닭고기 연하식(사진=이지밸런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론칭한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이지밸런스’에서 연하식 12종을 출시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혀로 으깨어 먹을 수 있고, 삼킴이 편하도록 음식을 무스 식으로 개발했다.

신세계푸드는 연하식 개발을 위해 2018년 일본 ‘뉴트리’와 한국형 케어푸드 개발과 상용화를 추진키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뉴트리는 케어푸드 제조에 주로 사용하는 점도증진제(식품의 점도를 조절하는 소재) 분야에서 일본 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영양요법 식품 제조 전문기업이다.

이지밸런스는 현재 요양원, 대형병원 등 B2B(기업간 거래) 시장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데 향후에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시장까지 판로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이지밸런스의 연하식은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운영 중인 홈케어식 인터넷 플랫폼 ‘닥터의도시락’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무스 식 4종 세트를 1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고령층은 죽을 믹서로 갈아 마시는 상황인데도 그들을 위한 별도의 식품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해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면서 “처음에는 병원과 요양시설 위주로 납품을 고려했지만 고령인구 외에도 신체기능이 떨어진 환자나 일시적으로 영양이 부족한 산모에게도 연하식이 필요하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지밸런스에서 판매 중인 연하식(사진=이지밸런스)
CJ프레시웨이 또한 연하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CJ프레시웨이는 식재료를 갈거나 다져서 제공하는 무스 식의 경우 환자나 고령자는 먹는 즐거움을 잃게 되고 식욕 부진을 동반하는 점을 감안해 먹는 즐거움도 함께 제공할 수 있도록 다진 재료들을 다시 원재료 모양으로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7월 상암동 본사에서 시니어 요양 전문기업 비지팅엔젤스코리아와 ‘홈케어&케어푸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B2B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비지팅엔젤스코리아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131개 지점에서 고객 6780명을 관리하는 시니어 요양 전문기업이다.

연화식에 이어 연하식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대중에게 고령친화식품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작년 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정보통계에 따르면 40~60대 가운데 고령친화상품을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3.6%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B2C 수요는 물론 유통망을 개척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고령친화식품이 아직도 병원 및 요양병원에서 사용되는데 그치는 주된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적을 공개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출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애초에 수익성이나 성장 가능성을 본 것이 아니라 고령인구나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개발을 시작한 업체가 대다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고령친화식품의 주 대상인 고령 인구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것도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 중 하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은 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3.6%), 노르웨이(4.3%), 독일(10.2%), 캐나다(12.2%) 등 주요국들과는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에서 노인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고령친화식품을 섭취하기란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령친화식품을 먹어야 할 정도로 치아 건강이 좋지 않은 고령자의 경우 경제 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다”며 “정작 고령친화음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이를 소비하기 어려운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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