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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매출, 밀린 매장 수…고민 커진 롯데리아

김무연 기자I 2021.05.24 05:00:00

대표 메뉴 부재, 서비스 혁신 미흡…지난해 매출 전년 比 18.7% 감소
맥도날드 7%↑…경쟁사들은 선전
매장수 1위도 맘스터치에 내주고
노브랜드버거도 공격적인 확장세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롯데리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매출은 물론 오랫동안 국내 1위를 자랑하던 매장 수마저 추월당했다. 경쟁사들이 코로나19에도 딜리버리 서비스, 신메뉴의 성공 등으로 매출이 신장한 반면 롯데리아는 역신장을 기록했다. 체질 개선이 요구되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롯데리아의 고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683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8.7% 감소한 수치다. 롯데GRS 매출에서 롯데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8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롯데리아 매출은 지난해 5465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GRS는 매출 감소가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쟁사들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지난해 가맹점 포함 전체 매출이 9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성장했다. 가맹점을 제외한 한국맥도날드만의 매출은 7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신장했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 또한 전년 대비 13.6% 신장한 571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줄곧 업계 1위를 지켜오던 매장 수 또한 맘스터치에게 밀렸다. 올 1분기 말 기준 맘스터치 매장 수는 1333개로 1330개인 롯데리아를 추월했다. 신규점 개점과 폐점으로 매장 수는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롯데리아와 맘스터치의 매장 수 1위 경쟁은 한동안 지속할 전망이다. 매출에 이어 압도적으로 1위를 구가해오던 매점 수에서도 경쟁사에게 밀렸다는 점은 롯데리아의 위기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후발 경쟁업체의 추격도 매섭다. 최근 야구단 인수 등으로 롯데그룹과 각을 세우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 노브랜드 버거 100호 매장을 열었다. 지난 2019년 8월 가성비 콘셉트로 영업을 시작한 노브랜드 버거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롯데리아의 부진의 이유로는 △시그니처 메뉴의 부재 △미흡한 혁신 △반일운동은 대내외적 악재 등으로 꼽힌다. 맥도날드의 경우 빅맥, 버거킹의 경우 와퍼, 맘스터치의 경우 싸이버거 등 각 사를 대표하는 상품이 존재하지만 롯데리아는 대표성을 지닌 메뉴를 찾기 어렵다. 킬러 콘텐츠의 부재는 롯데리아를 방문해야 하는 동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고객들의 충성도와 재방문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단 분석이다.

또 오랜 기간 동안 버거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면서도 서비스나 제품에서 혁신적인 모습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롯데리아는 후발주자가 다양한 아이템을 시도하는 상황에서도 혁신하지 않고 현재에 안주하고 있다”라면서 “이런 문제점은 롯데그룹 전반에서 포착되는 고질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반일운동이나 CF모델의 미투 사건 등 대내외적 악재도 발목을 잡았다. 2019년 일본의 경제 제재로 시작된 반일 불매 운동으로 일본 광윤사를 정점으로 둔 롯데그룹 대부분의 계열사가 불매운동의 대상이 됐다. 여기에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 ‘밀리터리버거’의 모델이었던 이근이 미투 사건에 휘말리며 마케팅을 이어가지 못하는 등 불운도 겹쳤다.

이에 대해 롯데GRS는 “현재 꾸준히 매장 수를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라면서 “향후 다양한 경영 전략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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