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 의사국시 합격에 의사들도 갑론을박.."단죄" vs "축원"

박지혜 기자I 2021.01.17 00:50:2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의사 국가고시 합격 소식에 의사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조민 씨의 합격 소식에 지난 16일 “무자격자가 흰 가운을 입고 의사행세를 하게 됐다”며 “의사 면허증과 가운을 찢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분노하고 개탄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대한소아청소년과이사회는 지난달 조 씨의 어머니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조 씨의 응시 효력을 정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을 상대로 가처분을 신청했다. 정 교수는 지난달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요건을 갖추지 못해 재판을 끝낸다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사회가 조 씨의 국시 응시와 관련한 법률 당사자가 아니라서 가처분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인 조 씨는 지난해 9월 국시 실기시험을 치른 뒤 지난 7~8일 필기시험에 응시해 14일 최종 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면 수련의(인턴), 전문의(레지던트) 과정을 거친 후 개업이나 이른바 페이닥터 생활을 하게 된다.

조 씨의 합격 소식에 임 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 교수에 대한 법원의 유죄 판결을 언급하며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의 입시비리, 숙명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딸 시험문제 유출, 성균관대 약대 교수의 자녀 논문 대필 등을 나열했다. 이 세 가지 사례는 모두 입학 취소, 퇴학 등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국 법무부 전 장관·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뉴스1)
임 회장은 “과연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정과 평등은 어디로 갔는가?”라며 “부산대 총장·의전원장, 고려대 총장은 학교 명성에 먹칠했고, 우리 사회의 정의·공정·평등 같은 중요한 가치들을 어긴 범죄자와 공범에 다름 아니다”라면서 사퇴를 주장했다.

이어 “못 미치는 능력으로 국가의 장래인 교육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부 장관 유은혜는 즉각 그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과분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 다른 글에서 과거 자신이 목격한 부정 사례를 언급하며 “오늘 부정이 단죄되어 넘어가지 않더라도 분명히 단죄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지금은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 더 올라갔다가 땅에 처박힐수록 더 파격이 클 거라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는 진짜 4수까지 해서 의대 갔는데… 누구는 참 쉬운 인생을 산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해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발하며 집단 휴진에 들어간 의료계에 쓴소리를 했던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 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 교수에 대한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비판하며 “그러나, 그래도 그(조 씨)는 의사의 자격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그들이 그의 온 가족을 범죄자로 만들어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불법 수사 불법 기소를 마음대로 하고 양심도 저버린 판결을 서슴없이 하는 와중에 얻은 결실이기에 축하를 받을 만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정부 언론들과 수구세력은 지금 와서 의사가 무슨 도덕과 고매한 인품의 상징인 양 운운하며 그의 자격에 흠집을 내고 싶어 안달복달 애를 쓰는 것을 보니 그들의 심정이 느껴져 눈물겹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이 씨는 “사실 의사는 한 명의 과학자일 뿐”이라며 “의사가 아닌 다른 직종에 종사하는 국민들은 양심, 도덕이 의사들보다 더 떨어진단 말인가? 의사가 석가나 예수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 말할 수 없다. 진정 의사에게 중요한 것은 과학적 관찰과 의학적 진실을 전달하려는 태도이다. 그것이 의사의 명예이기도 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예컨대 사고로 죽은 사람에게는 사고사라고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고사인 사람을 병으로 죽었다고 궤변을 피우는 자야 말로 의사로서의 자격에 미달하고 명예에 스스로 먹칠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그는 거짓이 진실을 이기고 어떻게 자기 가족을 옭아매 왔는지, 그 모든 현장을 똑똑히 보아왔을 테니, 이제 어떤 의사가 되어야 할지 스스로 마음을 굳게 다지기 바란다”며 “거짓말이 이기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의사로서 그의 앞날을 마음을 다해 축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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