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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속살] “키위처럼 변한 감자, 먹어도 될까요?”

김소정 기자I 2020.03.28 00:20:00

“싹 난 감자, 녹색 감자는 독약?”
감자 잎·줄기에 독성물질 ‘솔라닌’ 함유
다량 섭취시 구토·현기증·호흡곤란 유발
감자, 그늘에 사과와 함께 보관하는 게 좋아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우리는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미역국을 먹지 않습니다. 은행 달력을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고 믿고요. 우리도 모르게 익숙해진 속설.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이 속설들을 누가, 언제, 어떻게 만들었고 우리가 왜 믿어야 하는지를요. 김 기자의 ‘속살’(속설을 살펴보는)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접속 폭주로 서버까지 마비되며 품절 사태를 일으켰던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감자’ 판매가 성황리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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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지사는 코로나19 사태로 판매량이 감소한 강원도 감자를 온라인에서 10㎏에 택배비 포함 5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판매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 11일부터 내달 7일까지 판매예정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인기로 지난 24일 조기 품절됐다. 온라인으로 판매된 감자는 20만 상자 2500t이며 가공 공장에 납품한 감자를 포함하면 목표치 4000t이 완판됐다.

이제 구매자들은 10㎏나 되는 감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다. 예상보다 어머어마한 양에 당황했다는 구매자들의 후기도 이어졌다. 매일 삼시 세끼 감자만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래된 감자에 나는 ‘싹’을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이유는 ‘감자 싹을 먹으면 병에 걸린다’, ‘녹색으로 변한 감자는 독약이다’는 속설 때문이다. 실제로 감자 특성을 몰랐던 18세기 유럽인들은 감자를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아 감자를 ‘악마의 음식’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감자의 잎과 줄기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물질이 있다.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도서의 ‘감자’ 편에 따르면 싱싱한 100g짜리 감자에는 7㎎이하의 솔라닌이 들어 있다.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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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감자가 햇빛에 오랜 시간 노출되거나 보관상태가 좋지 않다면 솔라닌의 양은 늘어난다. 솔라닌이 20㎎ 이상 들어 있다면 먹었을 때 해가 될 수 있다. 구토, 현기증, 두통,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심할 경우에는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고 민감한 사람은 적은 양에도 편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솔라닌 성분은 감자 싹에 가장 많이 들어 있다. 그 다음은 껍질이다. 감자 속에는 가장 적게 함유되어 있다. 만약 감자의 껍질이 녹색으로 변하거나 싹을 발견했다면 해당 부위를 도려내고 먹으면 된다. 참고로 솔라닌은 토마토, 고추에도 포함돼 있다.

감자는 무엇보다 보관법이 중요하다. 냉장고에 보관하게 되면 저온 피해로 아크릴아마이드라는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따라서 상온 보관이 가장 좋다. 만약 감자를 베란다에 보관한다면 양파처럼 수분이 많은 식재료는 피하는 게 좋다. 감자가 양파의 수분을 먹어 물러지고 싹이 더 빨리 자란다.

햇빛이 들지 않는 곳에 사과와 함께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감자 싹의 발아를 늦춰 감자의 보관 기관을 늘려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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