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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귀성길 희비 갈린 조선업계…임단협 난항에 ‘추투전운’

김미경 기자I 2019.09.12 00:20:00

삼성重, 추석 전 임단협 ‘극적 타결’
현대重·대우조선 이견 커 교착 상태
합병 이슈로 향후 협상도 ‘가시밭길’
업계에선 연내 타결 불투명 분석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직원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추석을 맞아 고향으로 향하는 조선업 종사 노동자들의 희비가 갈렸다. 삼성중공업(010140) 노사는 추석 전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극적 타결한 반면 현대중공업(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은 노사 간 이견 차가 커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인수합병(M&A)이라는 대형 이슈로 맞물려 있는 만큼 향후 협상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연내 타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사는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추석 전 ‘2019년 임금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10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기본급 1% 인상 등 잠정합의안에 대해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51.7% 찬성으로 가결됐다. 총 조합원 4646명 중 4338명(93.4%)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2244명이 찬성했다.

△기본급 1%와 정기승급 1.1% 인상 △임금 타결 격려금 등 일시금 200만원과 상품권 50만원 지급, 정기상여금 600% 중 300%를 매월 25%씩 분할 지급 등에 합의했다. 당초 노조는 4년만에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노사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기본급 1% 인상 수준에서 뜻을 모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며 “수주 목표 달성과 생산 활동에 적극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임금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월 노사 상견례 후 총 11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지난 10일 추석 전 마지막으로 열린 12차 교섭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임금과 성과급,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등 요구안에 대한 노사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공동요구안을 포함한 △기본급 6.68%(12만3526원) 인상 △저임금 노동자 임금체계 개선 △현대중공업지주 연결재무제표 기준 성과급 지급 변경 △하청노동자 임금·복지·안전 개선 등의 내용을 요구안에 담았다.

대우조선해양도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이 무산됐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철회 △기본급 5.8%(12만3526원) 인상 △전 직급 단일호봉제 △통상임금범위 700%에서 800%로 확대 등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한 상태다.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보이자 추투 전운도 감돌고 있다. 두 노조는 추석 후 투쟁 강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수주 부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된 와중에 이들 두 노조는 추석이 끝난 이후 다시 파업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선박 발주량이 지난 2018년 대비 급감한 만큼 노사 간 원만한 합의점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8년 임단협 현황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해를 넘긴 올해 초 노사 간 타결했으며,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역말 극적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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