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구입할 수 있는 화장품, 학용품도 일본 제품인지 확인... 화장품 원료도 일본?" “제트스트림에 맞서 모나미 광복절마케팅으로 크게 성장” "사소한 것도 조심... 앵커가 볼펜 일본 제품 아니라고 밝히기도"
"일본 불매운동은 현재진행형... 화장품의 원료까지 따져"
일본 불매운동이 화장품과 학용품까지 번지고 있다. 대표적 일본 기업인 유니클로에서 시작된 불매운동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매하기 쉬운 상품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유명 뷰티 유튜버 이사배는 일본산 화장품을 사용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지난 7월 22일 인기 유튜버 이사배는 자신의 유튜브에 '뜨거운 햇볕에도 끄떡없는 워터프루프 바캉스 주근깨 메이크업'이라는 영상을 게제했다. 이 영상에서 이사배는 일본 브랜드 화장품인 'kiss me'를 홍보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네티즌들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한창인데 시국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준공인인 만큼 행동을 조심해야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결국 이사배는 "키스미 광고와 이벤트 진행에 대해 실망하고 불쾌하셨을 모든 분께 진심을 다해 사과드린다"고 글을 올려 사과하고 해당 영상을 내렸다.
심지어 네티즌들은 일본산 화장품을 리스트로 정리해서 올리고 있다. 노노재팬과 커뮤니티에서 거론된 일본 화장품은 나스와 키스미, 시루콧토 화장솜, 시세이도, 우르오스, 아크네스, 로라메르시에와 비겐크림톤, 리파, 카사업, 파오, 식스패드, 디에이치씨, 페르난다, 코스메데코르테, SK ll 등이 있다.
박호정(가명·25·여) 씨는 “블러셔는 나스에서 클리니크로 바꿨다”라며 “얼마 전 키스미 아이브로우가 세일하길래 살려다가 일본 제품인 걸 깨닫고 바로 내려놨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단순히 일본산 브랜드를 보이콧하는 것을 넘어 제품의 원료까지 일본산인지를 확인하는 등 꼼꼼, 똑똑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국내 화장품 제조사들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대해 코스맥스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자생식물 중에 화장품에 적용할 수 있는 훌륭한 재료가 많다"며 "원료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일본에서 수입하는 원료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원료 비중을 현재 10% 수준으로 낮췄다고 한다. 또 "100% 일본 원료 프리(free)'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헌식 문화 평론가는 “이러한 국민들의 지적은 당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무조건 공격하기보다는 좋은 국산 제품을 알리고 대체시키는 노노 사이트 방식의 운동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에게 인기던 제트스트림... 이제는 모나미로 대체"
학용품도 일본 제품이 보이콧을 당하고 있다. 15일 국내 문구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볼펜 시장 점유율의 약 70%를 제트스트림, 하이테크 등의 일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고가임에도 볼 굵기가 얇고 필기 감이 좋아 그간 꾸준히 인기를 누렸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확산으로 학생들은 각 제품을 대체할만한 국산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학용품 중 일본 제품이 두드러지는 것은 볼펜 쪽이다. 볼펜 브랜드 중 제트스트림은 부드러운 필기감으로 많이 사용되는 필기구다. 가격은 1800원 정도다. 하지만 제트스트림은 대표적인 일본 브랜드로 꼽히면서 시민들은 이를 사용하는 것에 예민하다.
필기류는 학생들이 많이 쓰는 만큼 학교에서 불매운동 양상도 벌어졌다. 학생의회 관계자는 "사소하게 보일지 몰라도 시작은 미약했으나 나중은 창대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보였다. 7월 26일 경기 의정부시의 부용고, 송현고, 의정부고 등 6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모인 학생연합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이 경제 보복을 풀고 사죄, 반성할 때까지 일본 상품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오늘 광주고교인 광덕고에서는 전체 고교 학생회 모임인 ‘고등학교 학생의회’를 주축으로 2학기 개학과 함께 불매운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일본 볼펜 불매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으로 펴지고 있다. 지난 5일 kbs 9시 뉴스 앵커가 든 볼펜이 일본 제트스트림 제품이 아니냐는 항의 전화가 와 앵커가 뉴스 멘트로 모나미 재품이라고 밝힌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시의 적절한 대처"라는 반응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물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제품까지 다 버리고 한국 제품으로 바꿔야 한다는 아니지만 앞으로 내가 쓰고 있는 제품이 일본 제품이 아닌지 한 번 더 의심해보고 소비하는 마음이 필요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이러한 일본 볼펜인 제트스트림에 맞서 우리나라 대표 학용품 브랜드인 모나미는 무궁화 패키지라는 상품들을 내놓고 광복절을 타깃으로 애국 마케팅을 하고 있다 .모나미 볼펜은 일본 제품보다 훨씬 싸기도 하고 평균적으로 500원정도의 가격이면 살 수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5일 11번가가 일본산 볼펜인 '제트스트림'과 국산 볼펜 '모나미'의 검색 횟수를 분석한 결과, 7월 '모나미' 검색 횟수는 7월 8755회로 전달 1847회보다 347%(4.7배) 급증했다. 일본산 볼펜 '제트스트림' 검색 횟수는 6월 4668회에서 7월 3499회로 25% 감소했다. 이를 통해 모나미는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따르면 판매량이 40% 오르는 등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반면 제트스트림은 10%가량 떨어졌다고 한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같은 변화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고은(가명·29·여) 씨는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일본 제품인 제트스트림을 지양하고 국산 제품인 모나미를 애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태(가명·29) 씨는 "평소 제트스트림을 애용했지만 이제는 사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지난 7일 김광수 의원은 “한·일 경제전쟁 국면에서 민의를 대변하는 기관인 국회가 이미 구매한 제품은 차치하더라도 국내 제품으로 충분히 대체가능한 볼펜, 샤프, 지우개 등을 일본산 제품으로 사용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국회사무처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는 향후 소모품을 신청할 때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