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모태펀드' 민간자금 추가 매칭 실패에…VC들 발동동

박정수 기자I 2018.12.20 04:20:00

기관투자가 20여곳으로부터 외면
MG인베스트먼트, 50억 못 채워
최악땐 위탁운용사 재선정할 수도

[이데일리 이서윤]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한국벤처투자로부터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벤처캐피탈(VC)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벤처투자 붐에 힘입어 최근 투자액이 역대 최고치지만 그만큼 민간자금 추가 매칭의 부담도 늘어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신생 VC들은 추가 자금을 내줄 유한책임투자자(LP)에게 외면받는 상황이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G인베스트먼트는 50억원이 부족해 모태펀드 콘텐츠기업육성 분야 최소 결성 규모를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MG인베스트먼트는 마이다스동아인베스트먼트, 디랩벤처스 등을 누르고 한국모태펀드 2018년 2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문화 계정의 콘텐츠기업육성 분야를 따냈다. 최소 결성 규모는 200억원으로 모태펀드에서 100억원의 출자를 받았다.

VC업계 관계자는 “MG인베스트먼트가 일반법인들로부터 50억원의 출자를 받는 데는 성공했으나 아직 나머지 50억원은 채우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위탁운용사(GP)들은 최종 선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MG인베스트먼트는 이미 3개월을 넘긴 상태로 부득이하게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 MG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펀드 매칭을 진행 중”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펀드 결성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서다”며 “추가 3개월 연장 후에도 결성하지 못하면 내부 지침에 따라 GP 자격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미 VC 업계에서는 최소 결성 규모 미달이 GP 선정 취소 사유인 만큼 MG인베스트먼트가 맡은 분야에서 위탁운용사를 재선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MG인베스트먼트가 공제회를 비롯한 기관투자가 20여 곳에 제안서를 넣었지만 모두 외면당한 것으로 안다”며 “대형 LP들은 통상 100억원 이상 투자하는 데다 MG인베스트먼트가 신생사인만큼 매칭이 더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MG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 윤경순 대표가 경영자인수(MBO) 방식으로 MG손해보험으로부터 사들였다.

실제 2018년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는 GP 자격을 반납한 신생사도 있다. 지유투자는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중진특허협력 계정 신성장특허기술사업화 분야(최소 결성 규모 180억원, 모태 출자 100억원)를 따냈으나 최근 GP 자격을 반납해 현재 GP 재선정 작업 중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최소 결정 규모를 채우지 못한 곳이 지유투자 외에도 추가로 있다”며 “하지만 이들은 조만간 펀드 결성이 완료될 것”이라 전했다.

내년에 GP 자격을 반납하는 신생사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VC업계 관계자는 “올해 매달 벤처투자액이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면서 “하지만 최근 3년간 펀드를 매칭할 자산운용사, 은행 등의 LP사들은 대부분 자금을 소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보다 많은 일반 법인이 벤처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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